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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집] 앞서간다, 2022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5)
    ▲ 제천,단양선거구   이번 회는 제천·단양 선거구별 인구현황을 분석하여 본다. 우리 선거구의 인구 구성이 어떻게 되느냐는 선거에 있어서 가장 기초가 되는 자료로 후보자뿐만 아니라 유권자에게도 흥미로운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각 선거구별 인구현황 중 가장 눈이 띄는 선거구는 제천 라선거구와 단양 가선거구이다. 특히 제천 라선거구 경우 표에서도 확인 할 수 있듯이 화산동의 인구가 선거구의 65.51%를 차지, 과반수이상의 수이다. 지역의원의 당락을 좌우하고도 남을 정도이기에 그 심각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의회정치란 대의정치 임에도 불구하고 과연 이 선거구에서 선출된 의원들이 지역민의 뜻을 제대로 표출, 반영 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만큼 지역 간의 인구 편차가 심하다는 뜻이다. 물론 당장의 해결책을 마련 할 수는 없지만 한번쯤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이번 기사에 인용된 자료는 2021년 12월말 현재 행정안전부,「주민등록인구현황의 통계자료를 사용하였다. 참고로 현재 우리나라 「공직선거법」개정(안) 제15조는 18세 국민은 대통령 및 국회의원 선거권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17조는 선거권자의 연령은 선거일 현재로 산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구통계현황에 18세미만의 인구를 제외한 현황이 존재하지 않아 피치 못하게 10~19세 통계현황을 그대로 사용함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또한 각동별 인구수와 연령별 인구수의 합계 수치가 맞지 않는 이유는 연령별에는 10세 이하의 인구수를 제외한 집계이고 각 동별 인구수는 10세 이하를 포함한 집계이기 때문임을 밝혀드린다.   ▣ 제천시 선거구별 인구 현황   1. 가선거구 인구현황   ▲남녀별 인구현황                                                   (단위 : 명)   봉양읍 백운면 송학면 남자 3,425 1,719 2,435 여자 3,287 1,606 2,192 계 6,712 3,325 4,627     ▲제천 가선거구 남녀인구현황 그래프      ▲ 연령별 인구현황                                           (단위 : 명)   봉양읍 백운면 송학면 10~19세 325 137 196 20~29세 467 158 326 30~39세 376 136 237 40~49세 648 217 363 50~59세 1,257 598 853 60~69세 1,810 1,037 1,307 70~79세 914 525 703 80~89세 565 376 435 90세이상 85 47 68     ▲ 제천 가선거구 연령별 인구현황 그래프     2. 나선거구 인구현황   ▲ 남녀별 인구현황                                                         (단위 : 명)   의림지동 청전동 남자 4,910 7,771 여자 5,017 7,670 계 9,927 15,441     ▲ 제천 나선거구 남녀인구현황 그래프     ▲ 연령별 인구현황                                                               (단위 : 명)   의림지동 청전동 10~19세 1,091 1,062 20~29세 1,262 1,817 30~39세 938 1,372 40~49세 1,597 1,820 50~59세 1,794 2,780 60~69세 1,446 3,372 70~79세 624 1,663 80~89세 345 752 90세이상 58 102 계 9,155 14,740     ▲ 제천 나선거구 연령별 인구현황 그래프     3. 다선거구 인구현황   ▲ 남녀별 인구현황                                                 (단위 : 명)   중앙동 영서동 용두동 남자 2,853 5,086 8,899 여자 2,886 5,060 8,917 계 5,739 10,146 17,816     ▲ 제천 다선거구 남녀인구현황 그래프     ▲ 연령별 인구현황                                                             (단위 : 명)   중앙동 영서동 용두동 10~19세 373 890 1,735 20~29세 644 1,032 2,561 30~39세 446 1,060 2,117 40~49세 692 1,407 2,605 50~59세 953 1,744 3,086 60~69세 1,232 1,689 2,584 70~79세 731 923 1,100 80~89세 346 496 646 90이상 36 58 72 계 5,453 9,299 16,506     ▲ 제천 다선거구 연령별 인구현황 그래프     4. 라선거구 인구현황   ▲ 남녀별 인구현황                                                  (단위 : 명)   금성면 청풍면 수산면 덕산면 한수면 화산동 남자 1,015 651 1,052 1,091 359 7,727 여자 880 617 964 1,050 341 7,507 계 1,895 1,268 2,016 2,141 700 15,234 구성비 8.15% 5.45% 8.67% 9.21% 3.01% 65.51%     ▲ 제천 라선거구 남녀인구현황 그래프   ▲ 연령별 인구현황                                                (단위 : 명)   금성면 청풍면 수산면 덕산면 한수면 화산동 10~19세 85 48 61 180 38 1,413 20~29세 103 64 70 62 31 1,523 30~39세 91 59 67 77 33 1,996 40~49세 125 78 126 162 68 2,357 50~59세 354 247 380 348 136 2,336 60~69세 557 383 621 600 191 2,167 70~79세 269 204 377 382 95 1,132 80~89세 220 148 236 218 72 623 90세이상 32 13 26 37 13 73 계 1,836 1,244 1,964 2,066 677 11,624     ▲ 제천 라선거구 연령별인구현황 그래프     5. 마선거구 인구현황   ▲ 남녀별 인구현황                                                       (단위 : 명)   교동 남현동 신백동 남자 9,139 2,462 5,576 여자 9,405 2,455 5,567 계 18,544 4,917 11,143     ▲ 제천 마선거구 남녀인구현황 그래프     ▲ 연령별 인구현황                                                        (단위 : 명)   교동 남현동 신백동 10~19세 2,243 300 1,152 20~29세 2,212 562 1,353 30~39세 1,861 394 987 40~49세 3,110 515 1,657 50~59세 3,487 875 2,142 60~69세 2,443 1,139 1,718 70~79세 1,071 625 902 80~89세 515 261 472 90세이상 57 24 60 계 16,999 4,695 10,443     ▲ 제천 마선거구 연령별 인구현황 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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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1-21
  • "못 지킬 약속 안 해, 공약 삭제는 반성"
    <단비뉴스>는 이상천 제천시장과 지난달 28일 집무실에서 만났다. 올해 6월 있을 지방선거에 앞서, 민선 7기 공약사업 이행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듣기 위해서였다. 그는 시장으로서 한 약속은 모두 지켰다고 자신했다. 이행률과 실질적인 성과 모두 성공적이었다고 자부했다. 실제 도심 활성화와 여러 복지정책 등에서 그가 이룬 성과가 적지 않다. 공약한 사업이 아니더라도 시책 전반을 추진력 있게 진행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하지만 선거 때 내세운 공약이 당선 뒤 빠져버리거나 애초 공약한 목표치가 기대 수준에는 못 미치기도 했다. <단비뉴스>가 지적한 내용에 대해 이 시장은 반성하는 대목도 있다며 공약 이행에 일부 부족한 점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다음 선거에 나서 모자란 정책을 보완하는 공약을 내놓겠다며 재선 의지를 비치기도 했다.    “높은 이행률, 지킬 약속만 했다” “역대 어느 시장보다 공약에 신경을 썼고, 시민과 약속은 무조건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일용직 공무원 100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임기 중에 전환하겠다 했는데, 106명 바꿨어요. 충청북도가 아니라 전국 어디서도 이 정도 성과는 저희밖에 없을 거예요. 제가 공약해서 지킨 거예요.” 이상천 시장은 인터뷰 첫머리에 “공약 이행률은 자신 있다”고 강하게 말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이상천 시장의 42개 공약 이행률은 90%다. 하소동 화재건물 철거와 활용방안 마련, 제천시농산물유통법인 설립 등 전체 절반이 넘는 28개 공약이 이미 이행률 100%를 달성했다. 충청북도 자치연수원 이전과 옛 동명초등학교 부지 도심광장 조성 등 큰 공사가 필요한 공약은 아직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미 건설에 들어갔거나 마지막 행정절차인 실시설계 단계에 있어 민선 7기 임기 말까지 일단 큰 차질없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은 높은 공약 이행률을 근거로 시민과 약속을 지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형식적이고 끼워 맞추기식 공약은 완전히 반대한다”며 지킬 수 있는 공약만 내걸었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인구 증가처럼 이루기 어려운 목표는 공약하지 않은 것을 두고 스스로 ‘기특하게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추세적으로 인구가 줄어드는 현상을 막기는 어렵다”면서 다만 “소규모 전원마을 조성 지원정책(귀농귀촌 정주센터 설립 공약)을 하는 것은 귀농 대책을 더 실질적으로 만들어보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 지난해 12월 이상천 시장이 <단비뉴스>에 공약 이행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임효진   이 시장은 그러면서도 “공약 이행률을 높이려고 (수치로 드러나는) 성과에만 집착한 건 아니”라고 말했다. ‘체류형 관광’ 정책으로 추진하는 의림지 리조트 건설 공약은 이행률 50%로, 여러 공약 가운데 이행률이 가장 낮다. 그동안 여러 기업이 사업을 희망했지만 제천시가 마땅한 사업자를 선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제천시는 지난달 드디어 민간사업자를 선정해 발표하겠다고 밝혔지만, 역시 이번에도 내실 있는 사업을 추진할 역량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재심사하기로 했다. 이 시장은 “두 회사가 사업을 하겠다고 지원했는데, 한 곳은 총자산이 700억 원이고, 한 곳은 5억 원밖에 안 돼 정량평가 점수가 모자랐다”며 “정성평가 점수를 조금만 더 주면 기준점수를 넘기게 할 수도 있었지만 공약 이행이 늦어지더라도 일부러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제천시는 사업자들에게 컨소시엄을 구성해 자본력을 확보한 뒤 다시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체류형 관광 정책의 또 다른 주요 공약인 드림팜랜드 조성사업은 이행률이 70%로, 올해 말이면 실시설계와 토지매수가 완료돼 내년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공약 자체는 차질없이 이행되고 있지만 막대한 비용과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테마파크가 들어설 예정지에 사유지 매각에 난색을 드러내는 토지주도 일부 있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전체 토지주 가운데 21%가 공동으로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며 “공익을 위한 사업을 할 때 단호해야 한다. (끝까지 협의매수가 되지 않으면) 강제수용해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안전 주요 공약 제외된 것은 ‘죄송’ 이 시장은 공약 이행률뿐만 아니라 ‘공약 확정률’도 준수하다고 자부했다. 선거 공보물에 공약 46개를 발표했는데, 당선 뒤 이행 지표를 관리할 공약으로 42개를 채택해, 확정률이 93%라는 것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를 공약 사항으로 볼 것인지에 따라 이 수치는 달라진다. 이 시장은 당선 뒤 제천시에 59개 공약이 실현 가능한지 검토하라고 제출했다. 여러 기자회견과 온라인 홍보 등을 통해 공약한 내용이 모두 포함된 목록이었다. 이 가운데는 지역주민 건강과 안전에 필요한 굵직한 사업도 포함돼 있었지만 최종 이행 대상 공약 목록에서 제외됐다.    시립 심·뇌혈관질환센터 설치는 이 시장이 출마선언문에서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을 만큼 비중이 컸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작다”는 제천시 건강관리과의 검토 결과에 따라 취임 직후 이행 공약 목록에서 제외했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제천명지병원이 자체적으로 심뇌혈관센터 설치를 추진해 착공까지 했다. 보건복지부는 2025년까지 전국 70개 중진료권마다 지역심뇌혈관질환센터 운영을 지원할 계획인데, 충북 북부권역인 제천권에서는 명지병원이 유일해 정부 지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 지난해 11월 명지병원 심뇌혈관센터 기공식에 참석해 발언하는 이상천 시장. ⓒ 신현우   “표만 얻으려고 지키지 못할 공약을 한 적이 없어요. 대형병원 유치하겠다? 한 적 없어요. 심뇌혈관질환센터는 하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오늘 (인터뷰 준비하면서) 봤더니, 공약에서 뺐더라고요. 제가 공약에서 뺐어요. 혹시 내가 못 하면 어떡하나 (당시에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이 시장은 공약에서는 빠졌더라도, 명지병원 심뇌혈관센터 건립 추진에 역할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그는 “(명지병원 측에 물어보면) 시와 소통이 안 됐으면 그 사업을 할 생각조차 못 했을 거라는 답이 돌아올 것”이라며 “그만큼 내가 신경 쓴 결과”라고 말했다. 또 “센터가 지어지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지원 방법에 대해 이 시장은 “심뇌혈관센터를 24시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전문의가 네댓 명”이라며 “연간 급여가 한 사람당 1억 원 가까이 들어가는데 제천시가 (임금을) 보전해 주는 게 의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건복지부에서는 대학병원도 아닌 일반병원에 지자체가 지원금을 주는 데 부정적인 의견”이라며 “그럼에도 시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데 필요하다면 지원방안을 담은 조례를 만들어 지자체가 개입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예비후보 시절의 주민 안전을 위한 공약이 제외된 것도 물어봤다. 제천시 왕암동 제2 산업단지에 들어선 수십 개 화학물질제조업체에서는 위험한 물질을 취급하다 보니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잇따랐다. 이들에 대한 ‘화학물질 정보 공개 제도화’는 이상천 시장이 예비후보 시절 시민의 안전을 지키겠다며 제시한 공약이지만, 정식 공약으로 이어가지 않았다. 그러다 시장 당선 1년 뒤인 지난 2019년 5월 화학제품 생산공장에서 폭발이 일어나 3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노동계는 LG화학이 원청으로서 화학실험을 의뢰해놓고 영업기밀 뒤에 숨어 어떤 화학물질을 썼는지도 숨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부끄럽지만 (화학물질 정보 공개 제도화가) 정식 공약이 안 된 것을 이번에 알았다”며 “제도화했으면 화학 사고에 선제 대응이 가능했을 수도 있겠다는 반성이 든다.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LG화학과 얘기해봤지만, 무엇 때문에 사고가 났는지 지금도 모른다. 그 사고 이후에도 화학제조업체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서너 번 반복돼 꼭 필요한 정책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2019년 5월 13일 당시 폭발사고가 난 화학제품 생산공장 모습. 폭발과 함께 붙은 불은 10분 만에 진화됐다. ⓒ 제천소방서     제외된 공약 가운데는 농민 기본소득제도를 검토하겠다는 내용도 있었다. ‘도입’이 아니라 ‘검토’가 공약이었지만 이행되지 않았다. 결국 충청북도가 올해부터 ‘농업인 공익수당’으로 농가당 연간 50만 원씩 지급하기로 했다. 충북도와 기초지자체가 4 대 6 비율로 재원을 부담한다. 이 시장은 “농민수당은 장단점이 있어 꼭 좋은 정책이라고 볼 수는 없다”면서 다만 “(충북도가 추진을 결정했을 때) 제일 먼저 가서 (협의안에) 서명했다”고 말했다.   장애인 정책 적극적, ‘탈시설’은 미흡 “제천에 여러 장애인 보호센터가 있지만, 중증도가 심한 장애인은 잘 안 받아요. 경증 위주로 받아요. 화가 났어요. 왜 그러는지. ‘이 사람들 진짜 사회복지 할 뜻이 없는 것 아냐?’라는 생각도 했어요. 잘못된 생각이죠. 제가 장애인 보호센터를 한다고 해도 그럴 수밖에 없을 거예요. 제대로 돌보려면 사회복지사 한 명당 장애인 2.5명을 돌봐야 하고, 중증장애인은 일 대 일로 봐줘야 하는데 그 돈을 누가 줘요. 구조적으로 모순이죠.” 이상천 시장이 설명하는 장애인단기보호센터 설립 이유다. 장애인단기보호센터는 지난해 제천시 청전동에 문을 열었다. 시설 이용 정원은 10명으로, 복지사 10명이 일 대 일로 돌본다. 이 공약은 애초 제천시가 먼저 나서 국비 도움 없이 전액 시비로 조성하려 했다. 추진 과정에서 국비 2억 원을 지원받았고 시비를 중심으로 모두 10억 원이 투입됐다.    이 시장은 장애인 복지 분야 성과에 대해서는 ‘의회에서도 노터치’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시장이 관심을 가지고 아끼는 사업이라는 뜻이다. 이 시장은 정부 지원이나 의회 지적 없이 “시장이 먼저 치고 나가는 건 그래도 잘하는 것 같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하지만 시설 거주 장애인의 자립 지원(탈시설) 공약의 성과가 미흡하다는 비판에는 임기 초기 뚜렷한 ‘방향성’을 잡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이 시장은 장애인 4명이 함께 살 ‘공동생활가정’ 공동주택 한 곳을 올해 안에 설치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제천시내 9개 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 230여 명과 비교해 지원하는 규모가 작고, 이마저도 장애인이 자기 소유의 집에서 사생활을 누리는 온전한 의미의 탈시설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사회복지 분야가 공부해보면 무지 어렵고 복잡하다”며 웬만큼 사회복지학을 공부한 자신도 “자립 지원정책에 대한 개념이 없었을 뿐, 관심이 부족했던 건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탈시설도 앞으로 챙겨야 할 사업이라 생각한다. 시에서 도움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장애인단기보호센터에서 장애인은 짧게는 몇 시간 머물거나, 길게는 6개월까지 거주할 수 있다. 센터는 일상생활 훈련, 재활도 지원한다. ⓒ 제천시   청년 지원으로 인구정책 완성 “신문을 봤어요. 헝가리 정부에서 우리나라 돈으로 4천만 원을 출산 가정에 주는데 출산율이 어마어마하게 늘어난다는 거예요. 제천시에서 아이를 낳으면 지원해주는 것들이 이것저것 엄청 많은데, 연간 40억 원 돼요. 그걸 폐지하고 통합해서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지원정책을 하려니 연간 75억 원 정도 필요한 거예요. 30억 원만 더 있으면 되겠다 싶어서 이 사업을 시작했어요.” 이상천 시장은 파격적인 혜택을 담은 출산장려 공약을 이행하고 있다. ‘3쾌한 주택자금 지원사업’이다. 신생아 출생일로부터 1년 이상 제천에 거주한 사람이 셋째까지 낳으면, 주택자금으로 모두 5,15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지난 2020년 말 ‘주택 및 출산자금 지원 조례’가 마련됐다. 이 시장은 “3쾌한 사업을 시행할 때 보건복지부에서 압력을 행사했다”고 털어놨다. 큰 금액을 지원하다 보니 다른 지자체와 형평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그는 “3쾌한 사업을 막을 게 아니라 오히려 정부에서 시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런데 이 정책이 ‘내가 돈을 받기 위해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출산 의지를 높이는 데까지는 연결되지 않아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제가 다음 선거에서 중점적으로 제시할 공약이 청년 대책이에요. 청년들한테 연간 300만 원 정도 주거비를 주는 거예요. 그리고 창업 보증 제도도 하려고 해요. 시에서 5천만 원 정도 대출을 보증해주는 거죠.” 이 시장은 현재 공약을 보완해 정책효과를 높이겠다며 재선 출마 의지를 내보였다. 특히 실질적인 인구 증가나 유지를 위해 청년층을 지역사회에 붙잡아둬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세명대와 대원대 졸업생들이 제천에 정착하면 정착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며 “다만 무임승차할 학생들이 많을까 고민”이라고 말했다. 정착 지원금과 관계없이 어차피 지역사회에 머무를 졸업생도 있을 텐데, 이들에게까지 재정이 불필요하게 쓰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시내 주변부에 흩어져 있는 여러 장애인 복지시설과 관련 단체를 한곳으로 모아 장애인 복합센터를 만들겠다고 했다. 사회와 동떨어진 곳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시내 가까이 위치를 잡을 계획이다. 그는 “예산이 조금 들어가긴 하겠지만, 많은 금액은 아닐 것”이라며 “수영장이나 사회인 야구장 하나 짓는 100억 원 정도면 장애인 삶의 질을 높이는 총괄센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화학제조업체 화학물질 정보 공개 제도화에 대해서도 “시장이 할 수 있는 정책이라면, 다시 검토해서 다음 선거 때 다시 공약하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단비뉴스> 보도를 허락을 구하고 중복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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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1-21
  • 단양군수, 선거 공약 얼마나 지켰나?
    올해 6월 1일 예정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147일 남았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류한우 현 단양군수는 득표율 48.64%인 8995표를 얻어 당선됐다. 류한우 군수는 당시 선거공보에서 84개 공약을 제시했는데 39개는 당선 뒤 공약사업에서 제외됐고, 총 45개의 공약 사업이 추진 대상으로 확정됐다.  <단비뉴스>는 류한우 군수가 2018년 선거공보에 제시한 84개 공약의 추진 여부를 확인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역시 선거공보를 기준으로 공약 이행률을 판단한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전체 유권자에게 공통적으로 전달되는 건 공보”이기에 공보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고 말했다.          ▲ 2018년 지방선거 때 냈던 류한우 군수 선거공보. 현직 군수라는 점과 40년 공직 경험을 강조했다. ⓒ 류한우 캠프   선거공보 속 공약, ‘공약사업 목록’에서 빠져 출마 당시 내걸었던 공약이라도 실제 이행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당선 뒤에 일정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단양군청 누리집에 게시된 선거공약관리지침에는 군수가 당선과 동시에 선거 때 약속한 공약 가운데 실제 실천이 가능한 것을 골라 실행 계획을 세우게 돼 있다. 군청의 실무 부서장들과 논의해 실효성과 실현 가능성을 검토해 실행할 공약을 골라내는 것이다. 그 뒤로 최종 공약실천계획은 2번의 보고회와 군의원, 주민 의견을 받은 뒤 군정조정위원회를 통해 확정된다. 류 군수의 선거공보에서 제외된 39개 공약은 이 과정을 거쳤다.        ▲ 민선 7기 공약실천계획서에 담긴 공약제외 사유. 총 39개 사업이 공약사업 목록에서 제외되었다. ⓒ 단양군   물론 공약사업 목록에서 빠진다고 아예 폐기된다는 뜻은 아니다. 공약에서 빠진 39개 사업은 현안, 일반, 통합추진, 제외 등 네 가지 범주로 분류됐다. 큰 예산이 들어가는 굵직한 사업이 포함된 15개 공약은 현안사업으로 분류됐다. 공약사업으로 임기 내에 끝낼 가능성은 적지만 중장기 과제로 꾸준히 추진하는 사업이다. 각 군청 부서는 연초에 어떤 사업을 현안사업으로 추진할지 정한다. 현안사업은 선거 직후 확정 지은 45개의 공약사업과 별도로 진행된다. 공약사업만큼 엄밀하게 진행도를 보고하지 않지만, 도중에 정기적으로 보고회와 점검이 이뤄진다.  현재로선 당선 뒤 공약을 수정하거나 아예 삭제하는 것을 막을 장치는 없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정책선거를 위해 후보별로 따로 받아 공표하는 ‘5대 핵심’ 공약도 마찬가지다. 공약이라고 해서 무조건 이행하는 것도 문제지만, 선거공보에 올랐던 공약이 이행 대상에서 빠지는 것에 대해서는 당연히 비판이 있다. 이광재 사무총장은 “공약이 실천계획서에서 빠졌다는 건 치명적”이라며 “공약은 지자체장과 군민이 맺은 고용계약서인데, 군민 승인 없이 실행부서와 단체장 마음대로 실천계획에서 빼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일상업무거나 현실성 없는 공약도 있어 이미 있는 사업이거나, 사업 타당성이 없는 공약도 있다. 재래시장 재능기부 활성화 등 13개 공약은 일상업무였다. 기존 부서별 기능에 따라 일상적으로 하는 업무를 공약에 넣은 것이다. 아예 추진계획에서 제외된 13건의 사업은 사업 타당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예산 확보가 어려운 것이었다. 김한진 단양군 정책기획팀 주무관은 “후보자가 공약을 만들 당시에는 해당 사업의 수요를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있다”라며 “당선되고 실행 부서와 회의를 해보면 공약사업이 법에 저촉되거나 중복되어 제외되는 상황이 있다”고 말했다.   유공 공무원에게 인사상 가점을 부여하는 공약이나 소규모 하수도 설치사업은 대표적으로 일상업무를 공약에 포함시킨 사례다. 특히 하수도 사업은 지자체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과제다. 산지가 많은 단양에서는 마을 단위로 하수도 시설이 필요한 곳이 많다. 김진호 단양군 상하수도사업소 주무관도 하수도 사업은 군수 임기와 상관없이 지속해야 하는 업무라고 말했다.       ▲ 단양군 보건소 뒤에 위치한 군립임대아파트 ‘단아루’. 임대아파트 추가건립은 공약사업이었지만, 현재 논의되고 있지 않다. ⓒ 최은솔   군립임대아파트 추가건립 공약은 공급이 충분하다는 이유로 이행되지 않았다. 기존 계획은 단양읍과 매포읍에 추가로 임대아파트를 짓는 것이었다. 단양군은 최근 읍내에 ‘e편한세상’ 등 민간 아파트가 들어서는 바람에 임대아파트를 추가로 지을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대신 추후 전입을 희망하는 인구가 늘어나면 그때 가서 공공임대아파트를 짓기로 했다. 그와 별도로 단양군은 시멘트 회사가 있는 매포읍에 기업과 연계한 기숙사 형태로 주거 시설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행할 구체적인 방법을 찾지 못하고 사라진 공약도 있다. 지역인재공무원 특별임용 공약은 특별채용의 조건에 맞는 모집 대상을 구하지 못해 폐기됐다. 모집 대상은 단양에서 태어나 초·중·고를 졸업하고 근처 충북 제천에 있는 세명대나 대원대를 졸업한 사람인데, 조건에 부합하는 사람이 없었다. 주민 생활에 필요한 공유재산을 매각하겠다는 공약은 현실 가능성이 떨어져서 폐기됐다. 매각 과정에서 공유재산의 ‘용도 폐지’를 할 때 제3자와의 마찰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또한, 공유재산 담당자는 “1년에 2~3건 정도로 매각을 해달라는 민원 접수도 적었다”고 말했다.   40개 공약 진행 중… 5대 핵심공약은 완료된 것 ‘없음’       ▲ 2018년 류한우 군수 선거공보에 있는 84개 공약사업의 추진실적을 분류했다. 단양군 누리집에 포함된 공약추진실적과 업무보고서 등의 자료를 참고했다. 자료에 나오지 않는 사업은 담당 공무원의 설명을 듣고 판단했다. ⓒ 최은솔   군에서 보고하는 추진실적에 따르면 단양군 공약사업은 순항하고 있다. 단양군 누리집에 올라온 류 군수의 공약 이행률은 작년 3분기 기준 88.68%다. 임기가 끝나는 올해 6월까지 100%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지금의 이행률은 당선과 동시에 공약사업에서 제외한 39개 공약을 빼고 계산한 결과다.    <단비뉴스>는 2018년 선거공보에 있었지만, 공약사업에서 제외된 사업의 추진 여부도 별도로 취재해 전체 이행 상황을 살펴봤다. 총 84개 공약 가운데 완료한 공약은 30개(35%), 진행 중인 공약이 40개(47%)였고, 중지되거나 폐기된 공약은 12개(14%)다. ‘기타’로 분류한 2개(2%) 공약은 본래 공약 내용 가운데 일부는 추진되고 나머지는 폐기된 것이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판단 기준을 참고했다.        ▲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가 적용하는 공약이행도 판단 기준. ⓒ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단양의 관광사업은 류 군수가 출마 당시부터 강조한 영역이다, 류 군수는 단양을 전국 제일의 체류형 관광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2017년에 1011만여 명의 관광객이 모여든 단양군에서는 관광을 중점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체류형 관광에 필요한 소백산 리조트, 케이블카, 레일바이크, 수상레저 사업 등은 류 군수의 5대 공약이다. 시내에 아름다운 강과 만천하스카이워크 같은 관광지가 모여 있는 단양군의 관광 특성을 살리도록 그 주변을 레일바이크나 수상 레저 시설로 연결하겠다는 발상이었다.        ▲ 단양군이 세운 관광종합개발계획 조감도. 현재 완공되지 않은 레일바이크 사업과 소백산 케이블카 등이 포함되어 있다. ⓒ 단양군   5대 핵심공약에 있는 관광사업 가운데 완료된 사업은 아직 없다. 류 군수의 5대 공약에는 소백산 관련 공약 세 개가 있었는데 현재는 두 개만 진행되고 있다. 소백산 리프레시 리조트, 낭만열차 사업은 투자유치를 받았거나, 군의 인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다. 단양군 관광개발팀 관계자는 “레일바이크에 대한 군의 인허가는 곧 마무리 예정”이라며 “2022년 4월에 착공해서 2023년 봄쯤 개장하겠다”고 말했다. 두 공약 모두 2018년 선거공보에 밝힌 착공 계획보다는 모두 늦춰졌다.    나머지 하나인 소백산 케이블카 사업은 2018년부터 중지된 뒤 사실상 폐기된 상태다. 신동인 단양군 균형개발과 현안사업팀장은 “국립공원 지역에 설치하려다 보니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하기가 어려운 상태”라며 사실상 사업추진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자연공원 내에 케이블카 정류장을 설치하면서 법정보호종 서식지를 훼손하지 않도록 관련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   진행 중인 두 가지 공약에서도 남은 과제가 있다. 수상레저 스포츠사업 공약은 부분적으로 미완된 부분이 있다. 이 공약은 별곡지구에 수상레포츠시설을 만들고 나루터를 조성하는 등 네 가지 사업으로 나눠진다. 별곡지구에 수상레포츠를 즐기기 위한 카약과 카누를 접안하는 시설은 완성됐다. 다만 단양호 유람선을 타는 나루터는 15개가 지어져야 하지만 현재 4개소만 완성됐다. 김경호 단양군 관광전략팀 팀장은 지난해 11월 “앞으로 공모 사업을 신청해서 하나씩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착공한 단양 보건의료원은 2024년에 문을 열 예정이다. 응급의료기관이 없던 단양에서 의료원은 의료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해 지어진다. 의료인력을 확보하는 과제가 남았다. 단양군에서도 현재 여러 방법으로 의료진 확보 방안을 고민 중이다. 조재인 단양군 기획팀장은 지난달 인터뷰에서 “보건의료원의 의료진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단양군의 가장 큰 고민이고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예산에 발목 잡히지 않으려면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매년 기초단체장 공약사업을 평가한다. 지자체가 작성한 공약이행 자료를 토대로 공약의 진행도, 주민참여와 선거공보 내용과의 일치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총점 100점 만점에 65점을 넘으면 A등급을 받는다. 단양군은 2020년에 A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2021년 평가에서는 B, C등급으로 내려갔다.       ▲ 지난해 6월 1일 공개된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민선7기 기초단체장 공약이행 평가’에 나오는 단양군의 임기 내 예산확보 내역이다. 예산 규모가 비슷한 보은군보다 같은 기간 예산확보 비율이 낮다. ⓒ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2020년 12월 기준으로 단양군이 임기 내로 확보한 공약사업 예산은 전체 예산의 51.07%다. 전체 예산 3744억 가운데 1912억 정도만 확보한 것이다. 확보된 예산 중에서 중앙정부로부터 받는 국비와 충청북도에서 받는 도비가 53%를 차지한다. 공약사업 예산 절반을 국비와 도비에 기댄 모습이다.    재정 사업에 있어 국비와 도비 비중이 높은 건 다른 지자체도 비슷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단양군은 같은 기간 예산확보 비율이 충북 내 기초자치단체 11개 가운데 제천(47.38%) 다음으로 꼴찌다. 이광재 사무총장은 “예산 확보가 51%라고 한다면 굵직굵직한 재정 사업의 진척도가 더딘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인 단양군 기획팀장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자료에 나온 예산확보율이 낮은 이유를 묻자 “기준점이 되는 2020년 12월이 사업을 설계하는 시기라서 낮을 수밖에 없었다“고 답했다. 따라서 단양군은 임기 절반을 남겨두고 예산을 51% 정도 확보한 게 정상이라고 주장했다. 군수의 임기는 2022년 6월까지인데, 2020년 12월이면 임기가 아직 1년 6개월이나 남은 시점이라는 것이다. 조 팀장은 “예산 확보 비율보다는 임기 내에 (사업을) 완료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답했다. 단양군은 대신 올해 1월 기준으로 필요한 예산 100%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2월 발표한 단양군의 재정자립도는 7.94%다. 단양군이 군민들로부터 거둬들이는 세금 같은 수입으로는 단양군 한해 지출의 7.94%만 감당한다는 뜻이다. 단양군에 따르면, 관광객 유입이 다시 늘어나 지난해 11월 기준 재정자립도는 12%가 됐다. 나머지 돈은 국가나 충청북도 예산에 의존하는 것이다. 자체 수입만으로 세출의 58.5%를 감당할 수 있는 성남시 등 여건이 좋은 기초자치단체들과 상황이 다르다. 그러니 중앙정부의 예산 정책이 변하면 그대로 영향을 받는다. 특히 중앙정부가 사업목적을 일방적으로 정하면 지자체는 새로운 사업을 따는 데 급급하면서 자체적인 정책 역량을 키우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도 있다.   정부 정책 변화가 오히려 도움이 될 때도 있다. 지난해 10월 행정안전부는 단양군을 포함한 충청권 15개 시군을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해 지원하기로 했다. 단양군은 내년부터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지원받고, 재정과 세제, 규제 등에서 특례를 주는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 제정을 통해서도 도움을 받는다. 여러 공약 사업을 이행하는 데 긍정적 여건이 조성되는 셈이다.   충북도의 영향도 마찬가지다. 충북도는 균형발전기금으로 단양군에 305억 원을 주기로 했지만 4차 산업을 발굴해야 한다는 이유로 기존의 지원 예산 규모를 260억 원으로 줄였다고 한다. 단양군 정책기획팀 관계자는 “도에서 예산 확보를 약속해서 사업을 신청해도 정부나 도 지침이 바뀌면서 투자를 안 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초자치단체에서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단양군 정책기획팀 담당자는 “지자체 사업 대부분은 이렇게 공모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단비뉴스> 보도를 허락을 구하고 중복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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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1-21
  • 원주시역사박물관, 특별전시회 「虎」 개최
    ▲ 원주시역사박물관 '호' 전시회 포스터(사진=원주시제공)        <중부저널 석의환기자> 강원도 원주시역사박물관이 임인(壬寅)년 검은 호랑이해를 맞이해 오는 1월 25일부터 3월 27일까지 특별전시 「虎」를 개최한다. 역사박물관에서 수집한 유물 중 호랑이의 상징성을 재조명할 수 있는 청동 호랑이 무늬 거울, 산신도, 석호(石虎), 호랑이를 타고 있는 인형, 민화 등 유물 30여 점을 기획전시 공간에 전시한다.      원주의 대표적 설화(說話) 중 하나인 ‘황무진과 호랑이’를 그림으로 그려 원주역사 그림 공모전에서 수상한 그림 5점과 시에서 제작한 ‘황효자와 호랑이’ 만화도 함께 전시한다. 또한, 뱅골호랑이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AR 호랑이 체험, 민화 속 호랑이 색칠하기, 호랑이 달력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체험할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학예연구사에게 직접 해설을 들을 수 있는 ‘큐레이터와의 대화’, ‘호랑이 달력 만들기’ 프로그램은 역사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시 관계자는 “다양한 유물과 프로그램이 준비된 이번 특별전시에 많은 분이 오셔서 호랑이의 용맹한 기운을 받아 가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문의: 원주시역사박물관 학예연구팀(033-737-4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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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1-17
  • [특집] 앞서간다, 2022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3)
      ▲ 제7회전국지방동시선거(시군구별투표율현황)   지난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제천·단양의 선거구별 투표 현황과 정당별 득표현황을 분석하여 2회(1회는 지방의원선거, 2회는 지자체장선거)에 걸쳐 기사를 쓴다. 그 첫 번째로 지방의원선거에 대한 선거구별 투표현황과 각 정당별 득표(정당후보합계) 현황이다. 각 후보 개개인의 역량이 소속 정당보다는 선택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지방의원선거이지만 일부 후보만의 정보로 인해 다른 예비후보자들이 느낄 수 있는 차별을 없애기 위해 정당별 합계로 득표현황을 분석했음을 알려 드린다. ▣ 제천시 선거구별 투표현황 선거구 읍면동 의원수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현황 선거인수 투표수 투표율(%) 가선거구 봉양읍, 백운면, 송학면 2 13,924 8,638 62.0% 나선거구 의림지동, 청전동 2 23,109 14,612 63.2% 다선거구 중앙동, 영서동, 용두동 2 27,016 16,324 60.4% 라선거구 금성면, 청풍면, 수산면, 덕산면, 한수면, 화산동 2 20,730 12,655 61.0% 마선거구 교동, 남현동, 신백동 3 29,734 18,055 60.7% 계 11 114,513 70,284 61.4%     ▣ 단양군 선거구별 투표현황 선거구 읍면동 의원수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현황 선거인수 투표수 투표율(%) 가선거구 단양읍, 단성면, 대강면, 적성면 2 14,669 10,679 72.8% 나선거구 매포읍, 가곡면, 영춘면, 어상천면 2 12,127 8,395 69.2% 계 4 26,796 19,074 71.2%     ▣ 제천시 선거구별 정당별 득표현황 구 분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무소속 계 가선거구 3,608 4,660     8,268 나선거구 8,007 5,825     13,832 다선거구 7,088 4,756 1,839 1,889 15,572 라선거구 6,077 3,278 1,193 1,561 12,109 마선거구 8,687 6,150   2,522 17,359 계 33,467 24,669 3,032 5,972 67,140           ▣ 단양군 선거구별 정당별 득표현황 구 분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무소속 계 가선거구 4,417 4,559   1,297 10,273 나선거구 2,886 2,769   2,366 8,021 계 7,303 7,328 0 3,663 18,294         * 중부저널에서는 각 정당의 공천이전에 미리 예상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짐으로서 누구에게나 공정한 지방선거가 될 수 있도록 ‘2022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입후보 예정자들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고 있습니다. 많은 예비입후보예정자들의 정보 제공을 바랍니다.     ▣ 예비 입후보 예정자 정보 제공 내용 1. 성명(사진) 2. 출생년도 3. 경력(전, 현) 4. 출마관련(시장 또는 의원선거, 선거구) 5. 소속당 6. 공약 또는 지역 발전을 위한 의견제시   제공방식 : 이메일 또는 직접 방문    이메일 : 김서윤 기자 onion4582@naver.com              석의환 기자 doll4011@naver.com 방문처 : 아르떼 (충북 제천시 내제로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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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1-06
  • 내토전통시장에서 “볼륨을 높여요”
    지난달 26일 오후 2시, 충북 제천시 중앙로 내토전통시장 스피커로 DJ 멘트가 울려 퍼졌다. ‘시장통방송국’ 부스는 시장 안 빨간 어묵 가게 대각선에 있는 생선 가게 2층에 있다. 매주 금요일 코너 “해피내토시장으로 가요”의 진행자인 정근옥(47) 씨는 차분한 목소리로 오프닝 멘트를 했다. 시장을 찾은 손님들은 투명한 유리로 된 라디오 부스를 쳐다봤다. 근옥 씨는 손님들의 눈을 바라보며 “좋은 물건들이 다 공짜일 수는 없겠지만, 행복한 마음으로 많이 구입해주시라”고 말했다. 곧이어 트로트 노래 ‘청춘아 인생아’를 틀었다.       ▲ 10월 26일 제천 내토전통시장 시장통방송국 부스에서 금요일 진행자 정근옥 씨가 실시간 공연으로 영화 <쎄시봉>에 나온 트윈폴리오의 ‘웨딩케이크’를 부르고 있다. ⓒ 최은솔   9년째 운영되는 시장 라디오 내토시장 시장통방송국은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평일 한 시간씩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이다. 정식으로 허가받은 라디오 방송은 아니라서, 시장에 설치된 스피커로만 들을 수 있다. 2013년 11월 골목형시장 육성사업의 하나로 만들어졌고, 현재는 제천문화재단에서 이 사업을 주관한다. 문화재단은 진행자를 뽑아 교육하고, 프로그램 제작도 돕는다. 진행자는 요일별로 한 명씩, 모두 다섯 명이다. 한 달에 한 번은 진행자 다섯 명이 모두 모여 개선사항을 논의한다.    일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처럼 작가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프로그램 내용은 진행자가 직접 구성한다. 대체로 시장상인과 이용객들에게 유용한 생활상식과 상인들 사연으로 채워진다. 진행자는 방송에 쓸 사연을 받으러 직접 내토시장 상인들에게 설문지를 돌리기도 한다. 근옥 씨는 화재 예방에 필요한 안전 수칙을 전달하려고 직접 소방서 홍보팀을 섭외했고, 보이스피싱 예방법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경찰관을 초대했다. 조만간 한의사도 섭외해, 건강 상식을 전달할 계획이다.    올해 9월까지는 진행자마다 독특한 설정이 없었다. 그동안은 진행자가 알아서 내용을 짜도록 맡겨뒀다. 제천문화재 단은 9월부터 진행자별로 각자 방송에서 특성을 갖도록 요구했다. 예를 들어, 60분 가운데 15분 정도는 팝 음악만 소개한다든지, 70~80년대 흘러간 음악만 트는 식으로 특징을 만들라는 것이었다. 근옥 씨는 ‘통기타 라이브 콘서트’로 차별화했다.        ▲ 내토전통시장 첫 번째 교차로의 강원수산 2층에 있는 시장통방송국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이날 방송 중에도 몇몇 이용객들은 음식이 나오는 걸 기다리면서 라디오 부스를 쳐다보았다. ⓒ 최은솔   족발에 커피 선물하는 팬도 생겨 노래가 나올 동안 진행자 근옥 씨는 능숙하게 음향장비를 조정한 뒤 대본을 미리 읽었다. 근옥 씨가 직접 쓴 원고는 A4 용지로 4페이지 분량이었다. 빼곡하게 오늘의 노래목록과 DJ 멘트가 적혀 있었다. 총 방송시간은 60분이다. 절반은 노래로 채우고, 나머지는 DJ 멘트와 근옥 씨의 라이브 공연으로 채운다. 노래는 4회차로 나누어 한 회차에 2~3곡씩 연달아 튼다.    근옥 씨는 금요일 방송 원고를 매주 목요일 밤에 완성한다. 틈날 때마다 상인들에게 유용한 생활상식이나 문구를 모은다. 이날 방송에서 소개한 내용은 ‘단백질이 부족할 때 나타나는 여섯 가지 신호’ 같은 건강상식이었다. 내토시장에서 열리는 행사 소식도 빠지지 않는다. 그날 열리고 있던 국화 전시회와 10월 음악회 일정을 전달했다.        ▲ 정근옥 씨는 노래 교실에서는 노래를 가르치고, 악기 학원에서는 기타를 가르친다. 그는 본인 이름으로 된 음반도 출시한 ‘통기타 가수’다. 이따금 그를 알아본 수강생들은 상인회 사무실에 음식 선물을 놓고 간다. ⓒ 최은솔   노래목록에는 고정된 틀이 있다. 상인들이 좋아하는 인기 트로트 1~2곡에 시장을 이용하는 젊은 층을 겨냥한 최신곡도 가미한다. 이날 틀어준 이무진의 ‘신호등’이나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 같은 노래다. 7대 3 비율로 트로트를 좀 더 많이 튼다. 근옥 씨는 “(라디오 부스 대각선에 있는) 빨간어묵 집을 찾아오는 젊은이들이 최신 노래를 틀면 신기해하면서 저를 쳐다보더라고요”라며 “재래시장에서도 아는 노래가 나오니까 시장을 시장이라고만 생각하지 않도록 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방송시간이 절반 정도 지난 2시 30분쯤, 근옥 씨는 직접 우쿨렐레를 연주하며 라이브 공연을 시작했다. 서정적인 반주와 함께 시작한 유심초의 ‘사랑이여’를 첫 곡으로 영화 <쎄시봉>에도 나온 트윈폴리오의 ‘웨딩케이크’를 불렀다. 이날 공연은 김광석의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까지 1980~90년대에 유행했던 포크 음악으로 채워졌다. 근옥 씨는 신청곡도 받는다. 그는 “사연이 있는 곡이나 좋아하는 곡들을 신청해주시면 부족하지만 제 목소리로 전달해드리니 꼭 신청해달라”고 말했다.   근옥 씨에게는 팬도 있다. 기억에 남은 방송을 묻자 근옥 씨는 지나가던 손님에게 족발과 요구르트를 선물받은 날을 꼽았다. 제천시에서 여는 노래교실에 오는 60~70대 수강생들이 강사로 활동하는 근옥 씨에게 선물한 것이다. 또 다른 수강생은 커피와 과일도 놓고 갔다. 근옥 씨는 “우리 강사 방송한다고 손 흔들어주고 음식 놓고 가시는데, 이럴 때마다 시장에 정이 있는 건 맞구나 싶죠”라고 말했다.   내토시장에서 38년째 ‘금산고려인삼사’를 운영하는 서경혜(62) 씨는 “시장 소식도 들려주고 지인들이 하는 노래나 연주를 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애청자인 서 씨는 라디오가 시장상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고 했다. 서 씨는 “외부에서 온 손님들이 라디오 방송을 보고 신기한지 사진도 찍고, 노래도 신청한다”라고 말했다.   시장 상인들 방송 참여 늘리는 건 과제 시장 라디오가 조금 더 활성화하려면 상인들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아직 상인들의 참여는 노래자랑 시간 외에는 활발하지 않다. 라디오가 방송되는 2시~3시는 손님이 가장 많은 시간대다. 장사하기 바쁜 상인들에게 라디오 프로그램 참여는 쉽지 않다. 김정문 내토전통시장 상인회장은 “상인들은 내 장사를 해야 하는데 매출이 걸려있으니 직접 (라디오에) 참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라고 말했다.        ▲ 김정문 내토전통시장 상인회장은 지속가능한 시장 라디오가 되려면, 상인들과 일반 제천 시민들과의 접점이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 최은솔   라디오 방송이 장사에 방해가 안 되려면 음량 조절도 중요하다. 라디오 진행자 정근옥 씨는 “장사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음량을 적절히 조절한다”라며 “노래를 선곡할 때도 너무 신나는 노래보다 잔잔한 7080 포크 음악 위주로 선택한다”라고 말했다.    제천문화재단은 내토시장라디오를 경기도 양평군의 '양평물맑은시장'과 광주광역시의 '양동시장' 라디오처럼 활성화할 방안을 고민 중이다. 두 시장의 라디오는 전문진행자를 두고 체계적으로 운영되며, 상인의 참여가 활발히 이뤄진다. 문화재단의 천석용 주임은 “시장을 활성화하는 게 시장 라디오의 목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시장상인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실 수 있길 바라고 있다”라고 말했다.    시장 상인이나 이용객들이 라디오방송을 더 잘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김정문 회장은 1층에 이동 부스를 만들어서 고객들에게 경품을 나눠주고 고객의 사연을 받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젊은 세대에게 다가가는 방안도 있다. 김 회장은 “제천에 있는 청년과 학생들이 시장 라디오 방송과 연계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단비뉴스> 보도를 허락을 구하고 중복게재한 것입니다.   
    • 뉴스
    • 기획특집
    2021-11-17
  • ‘뜬장’에서 죽어가도 동물학대 아니다?
    사육장에 다가서자 개 수십 마리가 절규하듯 짖어댔다. 사육장 주변에 비닐하우스 잔해 같은 폐기물과 폐타이어 등이 나뒹굴었다. 개들은 마실 물과 먹을 것 없이 방치돼 있었다. 개 주인이나 관리자는 현장에서 몇 시간이 지나도 보이지 않았다. 지난 10일 단비뉴스가 확인한 제천시 봉양읍의 한 개 사육장은 최근 공개된 다큐멘터리 영화 ‘누렁이’를 통해서도 잘 알려진 식용 ‘개농장’ 모습이었다. 취재진이 발견한 개 22마리 가운데 경비견으로 보이는 6마리를 빼면 모두 땅을 밟을 수 없는 이른바 ‘뜬장’에 갇혀 있었다. 뜬장은 배설물이 철장 바닥으로 빠지게 돼 있는데, 오물을 제때 치우지 않아 구더기가 끓었다.         ▲ 생후 몇 개월 안 돼 보이는 강아지가 사람을 보자 울부짖었다. 뜬장 밑에는 쌓인 오물을 제때 치워주지 않아 구더기가 기어 다니고 있었다. 최소 두 마리는 뜬장 안에서마저 목줄이 채워져 움직일 수 없는 모습이었다. ⓒ 박성동   바닥에 나무판자를 깐 뜬장도 다섯 개가 보였지만 제때 관리해주지 않아 분변이 널브러져 개들이 눕지 못했다. 가장 좁은 철장은 머리를 돌릴 수조차 없어, 개가 앉았다 서기만 할 뿐 제대로 쉬지 못했다.   제천시 "동물학대 확인 못 했다" 제천시는 지난 3일, 개 사육장에서 동물학대가 의심된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하지만 신고를 받고 주말을 보낸 뒤 사흘 만에야 현장을 확인하고, 새끼 두 마리를 포함한 네 마리만 긴급격리해 제천시 동물보호센터로 보냈다. 진료결과 4마리 모두 불결한 환경에 놓인 탓에 건강이 악화된 상태였고, 이 가운데 한 마리는 장기손상까지 확인됐다. 다른 개들도 상태가 나빴지만 개 주인이 소유권을 강하게 주장해 격리하지 못했다. 개 주인은 이 사육장이 육견을 기르는 개농장이 아니고, 개들은 멧돼지 몰이용 사냥개라고 말했다. 구호가 필요한 동물을 보호센터로 보내려면 주인이 자발적으로 소유권포기각서를 작성해야 한다.   개 한 마리가 우리 안에서 죽어 부패가 상당히 진행됐다는 신고내용도 있었지만, 제천시가 출동했을 때는 사체가 이미 치워져, 사망 원인을 조사할 수 없었다. 제천시 관계자는 "사료를 일부러 주지 않아 개를 고의로 죽였다는 사실이 확인돼야 동물 학대로 볼 수 있다"며 "소유주의 사료 구입 이력부터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10일 사육장에 있던 사료 포대 안에는 사료가 몇 알만 굴러다녔다. 이날 낮 최고기온이 27도까지 올라갔지만 대부분 물그릇에 물이 없었다. 있어도 녹조가 끼고 개털이 섞여 있어, 개들이 입을 대지 않았다. 물을 담아둔 대형 대야에도 이물질이 섞인 듯 까맣게 변한 물이 가득했다. 갈비뼈가 드러난 개들은 앙상한 다리가 몸을 겨우 받친 것처럼 보였다. 기력이 완전히 빠진 듯 수 시간째 별 움직임이 없는 개도 있었다.         ▲ 경비용으로 보이는 여섯 마리는 뜬장 신세는 피했지만 역시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말랐다. 탈진한 듯한 개는 낯선 사람을 보고도 짖지 않았다. ⓒ 박성동   제천시는 결국 이 사육장에서 처벌이 가능한 동물 학대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 6개월 전에도 같은 신고가 접수됐지만, 현장을 방문한 담당자는 특이사항이 없다며 계도만 하고 돌아갔다. 3년 전 이 마을주민이 된 김진식 씨는 “내가 이사 왔을 때부터 이런 상태였다. 악취도 너무 심하다. 신고도 이미 여러 번 들어간 걸로 아는데 왜 개선이 안 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해외 주요국, 고의성 없는 ‘방임’도 동물학대 현행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동물을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하는 그 자체만으로는 동물 학대에 해당하지 않는다. 상처를 입히거나 잔혹하게 죽이는 등 직접적인 가해가 아니라 방임이 동물 학대로 이어지려면 제천시 설명대로 일부러 사료를 끊는 등 고의성이 입증돼야 한다. 사육장 주인 A 씨도 일부러 개를 학대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멧돼지를 잡아 지자체로부터 포상금을 받는 A 씨는 “예닐곱 마리로 구성된 멧돼지 몰이견 한 조가 천만 원이다. 얼마나 비싼데 학대하겠냐”며 지난주에 우리 안에서 죽은 개도 수렵 중 상처를 입은 뒤 회복하지 못해 숨을 거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육장 바닥에 앞니와 송곳니, 앞어금니 등 개의 치아구조를 한 턱뼈와 갈비뼈, 다리뼈가 여러 점 발견됐지만 “사냥개들에게 고라니를 잡아 먹였을 뿐, 사육장에서 도살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동물보호법에는 동물의 발이 빠지는 뜬장에서 사육하거나, 사육장 가로와 세로 길이가 동물 몸길이의 두 배를 넘지 않으면 동물 학대로 보는 규정이 불과 3년 전 추가됐다. 하지만 이마저도 육견 등 가축이 아닌 ‘반려동물’에 한해 적용된다. 제천시는 사냥개도 반려견으로 볼 수 있느냐고 농림축산식품부에 전화로 문의했지만, 확실한 판단을 받지 못했다.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가 지난 7월 발간한 연구 결과를 보면 해외 주요국들은 고의성이 없더라도 음식과 물을 제때 제공하지 않거나 제대로 쉴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사육환경을 방치하면 ‘동물방임죄’로 보고 소유자나 관리자를 처벌한다.    독일의 경우 개를 묶어 기르더라도 줄 길이가 6미터를 넘어야 하고, 출산이 가까워진 개나 1년 미만의 새끼는 묶어두기를 금지한다. 과실로라도 이런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벌금 최대 2만 5천 유로(원화 3천여만 원)를 부과한다. 독일은 관리나 보호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방임을 유기의 연장선으로 보고 강하게 제재한다. 미국은 하루 중 개를 묶어둘 수 있는 최대시간과 물과 먹을 것을 새로 제공해야 하는 주기를 주마다 세부적으로 정해 이를 어기면 경범죄로 처벌한다. 횟수와 정도, 방임한 동물의 수에 따라 형량도 가중된다. 웨스트버지니아주 등은 방임이 심각한 수준이라면 소유권을 박탈하는 곳도 있다. 스위스와 영국, 호주 등 서구권은 물론 싱가포르나 타이완 등 아시아 국가에서도 세세한 동물방임 금지규정을 두고 있다.         ▲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가 지난 7월 내놓은 보고서. 이 단체는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도 동물방임을 금지하고, 반려나 사업용 등 사육목적을 구분해 학대 기준을 차등적으로 적용하지 않도록 법을 개정하라고 제언했다. ⓒ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사람 생명이라 생각하면 판단 쉬워" 우리 동물보호법도 시행규칙에서 “부득이한 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동물을 혹서·혹한 등의 환경에 방치하여 신체적 고통을 주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를 동물 학대로 규정해 방임을 처벌할 근거가 있다. 하지만 ‘부득이한 사유’가 뭔지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아 실제로는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을 받는다. 동물권단체 케어 김보영 활동가는 “학대 의심 신고가 접수돼도 담당자 성향에 따라 ‘부득이한 사유’를 굉장히 폭넓게 해석하기도 한다”며 “‘사느라 바빠서 못 챙겼다. 개를 매일 지켜볼 수는 없지 않냐’고 하면 수긍해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경찰도 출동을 머뭇거리고, 현장에 나가보더라도 입건 없이 사건을 일선에서 마무리해 법원 판단은 받아볼 기회도 없다는 거다.   김 활동가는 "(고의성이 없더라도) 방임은 고통을 주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동물보호법 취지는 생명을 지키자는 것"이라며 "사람을 불결한 곳에 가두고 식사를 한 끼라도 끊으면 당연히 학대다. 동물도 같은 생명이라고 생각하면 동물 학대인지 판단이 쉽다"고 말했다. 해당 사육장 실태는 지역주민이 SNS에 게시글을 올리면서 동물자유연대 등 동물권 단체와 지역사회에 알려졌다. 덕분에 한 주민은 자발적으로 개들에게 물과 사료를 제공하고 있고, 댓글을 통해 다른 지역민들도 ‘조만간 간식을 챙겨서 가 보겠다’거나 ‘환경부터 개선해주면 좋겠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지역 여론에 영향을 받은 제천시도 세 마리를 더 제천 동물보호센터로 옮기기로 했다.         ▲ SNS를 통해서 개 사육장이 알려지면서 한 주민이 자발적으로 사료와 물을 제공했다. ⓒ 박성동   하지만 과제는 여전히 남는다. 제천시 동물보호센터는 이번에 세 마리를 수용할 자리를 만들기 위해 13일 그만큼 안락사를 진행했다. 보호센터에는 대형견을 수용할 수 있는 케이지가 단 8개밖에 없다. 이마저도 두 자리 정도는 항상 비워둬야 한다. 동물을 수용한 지 10일이 지나지 않으면 안락사나 입양을 할 수 없어, 급히 동물을 또 받아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대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개들에게는 보호센터로 구조되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뜬장 같은 열악한 환경에 놓인 개들이 보호소로 밀려들고 안락사가 반복되지 않게 적정한 사육관리부터 이뤄지도록 근본적인 제도개선이 선행돼야 하는 이유다. (박성동 강주영 기자)     이 기사는 <단비뉴스> 보도를 허락을 구하고 중복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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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0-07
  • 수려한 제천 산들의 수난시대
    ‘자연치유도시’를 표방하는 충북 제천시는 매년 관광객만 수백만 명이 방문한다. 제천은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도시로서 특히 의림지, 박달재, 월악산 등 ‘제천 10경’이 널리 알려졌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무리하게 산을 깎아 택지를 조성해 집을 짓거나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는 등 지역 곳곳에서 난개발이 성행해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제천시 난개발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단비뉴스> 취재팀은 지난 4월 21일부터 약 한 달여에 걸쳐 제천시 곳곳을 다니며 취재했다.    “요즘 저렇게 산 깎아낸 곳이 많아. 볼 때마다 안타깝지. 제천의 자랑 중 하나가 좋은 경관인데 솟아 있는 나무를 다 깎아버리니…”       ▲ 5월 5일 제천시 신백동 동중학교 근처 한 마을 입구에 ‘부동산 매매’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 박성준   지난 5월 5일 제천시 신백동 동중학교 인근에서 만난 이동하(66) 씨는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동중학교에서 서당골 방향으로 522번 도로를 타고 가다 왼쪽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부동산 매매’라고 적힌 안내문이 눈에 띄었다. 좁은 산길을 따라 올라가니 수천 그루 나무는 온데간데없고 9900여㎡(3000평) 크기 부지가 조성돼 있었다. 가장자리 비탈진 곳에는 베어낸 나무와 쓰레기 등 폐기물이 나뒹굴었다.       ▲ 1년 넘도록 공사가 진행되지 않은 채 방치된 산지. ⓒ 박성준   약 3년 전 주차장 용도로 산지전용 허가가 났지만 공사비 문제 등으로 1년 넘게 공사가 중단됐다. 이곳 마을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고 있다는 김육한(59) 씨는 “평생 같이 자라온 산을 깎아내는 거 보면 마음이 안 좋다”며 한숨을 쉬었다.  “(개발 관련해) 주민들 다 불만이 있습니다. 나무 깎아 놓고 저대로 내버려 두니 평소에는 먼지 날리고 비 오면 집 안까지 흙이 쓸려내려 옵니다. 작년 장마 땐 흙이 보일러실까지 밀려 들어와 아직도 완전히 복구되지 않았어요.”   허울뿐인 국토계획법, 관리 안 되는 ‘관리지역’ 정부는 2003년 비도시지역 난개발 문제가 심각해지자 국토이용계획 체계를 전면 개편했다. 개편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계획법)’은 난개발 원인이 된 준도시지역과 준농림지역을 ‘관리지역’으로 통합했다. 비도시지역의 소규모 난개발을 막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의도와 달리 관리지역은 난개발의 온상지가 됐다.   국토계획법은 토지를 용도에 따라 도시지역, 관리지역, 농림지역, 자연환경보전지역으로 나눈다. 용도 지역은 건폐율과 용적률, 건축물의 종류 등에서 차이가 있다. 도시지역은 주거·상업·공업·녹지지역으로, 관리지역은 보전관리·생산관리·계획관리 지역으로 구분한다. 관리지역은 명확한 목적을 갖는 도시지역·농림지역·자연환경보전지역 간의 완충지역인데 보전을 목적으로 하면서도 개발의 목적도 가진 중간 성격의 용도 지역이다.   관리지역으로 지정된 경우 지역에 따라 필요한 보전조처를 하거나 개발이 필요한 지역에는 계획적인 이용과 개발을 도모해야 한다. 관리지역 중에서도 계획관리지역은 개발을 염두에 둔 지역이다. 계획관리지역은 도시지역으로 편입이 예상되는 지역이나 자연환경을 고려하여 제한적 이용∙개발을 하려는 지역으로서 계획적∙체계적 관리가 필요한 지역을 말한다.    계획관리지역의 건폐율은 40%로 보전·생산관리지역의 2배이고, 용적률도 100% 이하로 60~80% 이하인 보전관리·생산관리지역보다 관대하다.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를 통해 정하는 건축물 제한에서도 계획관리지역은 보전·생산관리지역과 달리 네거티브 방식으로 규제하고 있다. 네거티브 방식 규제는 ‘건축할 수 없는 건축물’을 빼고 모두 지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규제가 상대적으로 적은 계획관리지역은 난개발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2018년 국토연구원이 발행한 ‘국토정책 브리프’는 토지이용 관리체계의 문제점으로 비도시지역에 관한 공간관리 계획이 부족하고, 개발과 보전의 원칙이 불분명하며, 비도시지역 관리의 권한과 책임이 분산돼 있다고 지적했다. 비도시지역은 농업진흥지역이나 보전산지가 아니면 개발행위허가를 우선 적용하여 난개발의 원인이 된다.   ‘브리프’에 따르면 1993년 이전까지 비도시지역에서 개발 가능한 용도지역은 전체 국토면적의 1.7%에 불과했지만, 1994년 준농림지역(26.8%)이 과다 지정된 뒤 2015년에는 관리지역이 25%에 이르렀다. 개발행위허가는 매년 증가했으며, 81.6%가 관리지역에서 일어났다. ‘2015 제천도시관리계획’에 따르면 제천시의 관리지역은 전체면적의 32.5%에 이른다. 계획관리지역은 11.4%다.       ▲ 고명동 산 55-15 인근의 과거(왼쪽)와 현재(오른쪽). 과거에는 나무로 우거진 숲이었지만 개발 중인 지금은 숲이 거의 사라졌다. ⓒ 카카오맵, 네이버지도   산 깎아 개발 시작, 속도는 지지부진  단양로와 맞닿아 있는 제천시 고명동 산 55-15 근처는 계획관리지역에 속하는 임야 지역이다. 단양로를 따라 이동하다 보면 산을 깎은 상태로 방치된 현장을 볼 수 있다. 중장비를 세워두는 주기장과 창고를 건설하겠다며 허가를 받아 공사를 시작했지만, 현재는 중단했다. 나무가 있던 자리에 포크레인과 같은 중장비와 건축 폐기물이 있다. 지난 17일 취재팀 전화 인터뷰에서 제천시청 관계자는 “주기장이랑 창고로 허가를 받은 곳이지만 코로나19 이후 자금이 모자라 공사가 멈춰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제천시 고명동 산 55-15 인근 지역은 창고와 주기장 건축을 목적으로 허가가 났다. 코로나19 이전에 허가가 났지만, 공사는 중단 상태이고 건축 폐기물 등이 현장에 방치돼 있다. ⓒ 김현주   세명대 정문 근처 세명공원 뒤편도 임야지역을 깎아 주택을 짓기 위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 지역도 계획관리지역이지만 2년 전 허가를 받아 공사를 시작했다. 지자체는 임야지역의 경사도, 수목밀집도 등을 따져 허가를 내준다. 세명공원 뒤편은 경사도가 15~20도 정도이고 산사태정보도 3∙4등급 정도라 기준에 따라 개발허가가 났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 폭우 때 공사장 흙이 떠내려와 세명공원 일대를 뒤덮었다. 이 지역은 세명대 한의과대학 건물과 마주보고 있다. 한의과대학 본과 1학년 김한영 씨는 “다른 학생들과 공사 현장을 보면서 민둥산이라고 말한다”며 “보기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 세명공원 뒤편 개발 지역에서 세명대를 바라본 모습. 왼쪽 회색 건물이 세명대 한의과대학이다(위). 아래는 세명대 정문 인근을 개발하는 모습을 세명대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주변 우거진 산과 대비돼 민둥산이 눈에 띈다. ⓒ 김현주   한 번 훼손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산림   한번 파헤친 산은 복구가 어렵다. 제천시 대랑동 276 일대는 산림청이 태양광 난개발에 제동을 걸기 전에 개발됐다. 이곳에는 태양광 패널이 6만5000㎡에 걸쳐 설치돼 있다. 2017년 태양광 설치 목적으로 개발행위허가를 받았고 2018년에 공사를 마쳤다. 산의 나무를 깎고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다.       ▲ 제천시 대랑동 276 일대 2012년 위성사진(왼쪽). 2017년에는 산에 있는 나무를 거의 다 잘라내 휑한 모습으로 변했다(오른쪽). © 카카오맵       ▲ 2021년 현재는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 © 카카오맵   산림청은 2018년 12월 산지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해 보전산지 태양광 시설 설치를 금지했다. 산지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벌목과 같은 산림 훼손이 발생한다는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보전산지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할 수 있었다. 현행 산지관리법은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설비 설치를 위한 산지전용은 허용하지만, 태양에너지 설비만은 예외로 두고 있다. 그러나 이미 개발된 산지는 복구할 수 없다.   제천시 대랑동 276은 잡종지로 분류돼 있다. 태양광 패널 설치 전까지 이 지역의 절반이 넘는 면적(3만9000㎡)은 임업용산지에 해당하는 보전산지였다. 2019년 6월 제천시는 ‘산지관리법’ 제6조에 따라 다른 용도로 전용된 보전산지에 관해 보전산지 지정을 해제한다고 고시했다. 이에 따라 이 구역은 임업용산지에서 준보전산지가 됐다. 준보전산지는 보전산지 외의 산지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산지전용에 관한 행위제한을 비교적 적게 받아, 주택이나 공장 등 개발용도로 이용할 수 있다. 국토계획법에 따르면 계획관리지역에 해당한다.   제천시 봉양읍 미당리 산70은 원래 하나의 산이었으나 택지분할로 10개로 쪼개졌다. 이 중 5곳(산70-2, 3, 7, 8, 10)은 산에 있던 나무를 모두 밀어버렸다. 작년에 봉양읍 미당리 산70-1은 주택 허가를 새로 받아 이곳의 나무들도 곧 없어질 가능성이 크다. 제천시 도시관리계획에 따르면 이곳도 계획관리지역이다.    봉양읍 미당리 산70-3과 70-10은 아직 허가가 나지 않았는데도 개발을 한 상태다. 불법 행위는 제천 인근 마을 주민이 민원 신고를 하면서 드러났다. 지난 18일 취재팀의 전화인터뷰에서 제천시청 담당자는 “우선 구두로 개발을 하지 말라고 전했다”며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제천시 봉양읍 미당리 산70 일대. 노란별과 초록별 지역은 개발행위허가를 받은 곳이고, 빨간별 지역은 개발행위허가 없이 파헤친 곳이다. © 카카오맵   빼어난 경치 훼손에 지역 주민은 ‘속앓이’  ‘알미부락’이라고 불리는 두학동 5통 일대는 기존 마을 뒤편으로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었다. 마을 초입에서부터 산을 깎고 멀쩡한 나무들을 벌목하는 공사가 진행중인 것을 볼 수 있었다. 취재진이 공사 현장으로 가까이 가자 컨테이너로 된 택지 분양 상담실이 있었다. 택지 분양을 홍보하는 현수막도 곳곳에 걸려 있었다.         ▲ 알미부락 인근 개발지역에 자세한 내용의 분양 광고 현수막이 걸려있다. © 김계범   지난 5월 3일 전화인터뷰에서 이 마을에 거주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ㄱ 씨는 “자연이 훼손되고 공기가 좋은데 저렇게 난개발을 막 해가지고 좋지 않다”며 “마을에서도 말이 많은데 동네에 있던 사람이 나가 살면서 개발을 한다고 그러니 심하게 얘기도 못 하고 속앓이만 한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산을 사서 택지 분양을 해 외지인에게 분양하는 것이라며 “경치 좋고 공기 좋은 지역의 산을 깎아서 저렇게 해놓으니 지금 살던 사람만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두학동 5통 김용안(65) 통장은 “그 사람들은 분양해서 팔면 그만“이라며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주민들만 본다“고 말했다. 그는 ”수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자연환경도 안 좋아졌다“며 ”마을 뒷산을 파헤쳐서 작년 여름에도 피해가 있었고 그 뒤에 소나무도 굵은 것이 엄청나게 많았는데 다 캐내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알미부락 지역 전체 군데군데 산마다 다 건드려놨다”며 난개발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18일 전화인터뷰에서 제천시청 담당자는 두학동 1096-4 인근 지역에 관해 “처음에 주기장으로 허가가 들어왔는데 앞에 집들이 많다 보니 차량이 왔다갔다하면 시끄럽고 마을에 피해를 줄 거 같아서 야영장으로 용도변경해서 신청했다”며 “마을에 얼마 전에도 가고 서너 번 가서 주민들과 이야기해 봤는데 반대하는 말씀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수해에 따른 피해를 알고 있냐는 질문에 그는 “작년에는 공사하다가 배수를 제대로 안 한 것 같다”며 “이번에는 배수 작업 좀 제대로 해달라고 했고 그래서 밑으로 물이 안 흐르게 둑방을 쌓았다”고 답했다.        ▲ 두학동 5통 인근 마을 주민들은 난개발에 따른 피해와 자연경관 훼손을 우려하고 있다. © 김계범   미흡한 제도, 실효성 없는 ‘경관법’ 환경단체들은 난개발 원인이 미흡한 제도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자체가 너무 쉽게 개발허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18일 전화 인터뷰에서 환경안전건강연구소 김정수 소장은 “난개발은 경관과 더불어 산림의 많은 기능을 파괴한다”며 “막을 수 있는 규정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난개발이 계속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운동가로 활동하는 최병성 목사도 18일과 19일 전화 인터뷰에서 중앙정부 차원의 국토이용에 관한 정책이 미비하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지자체에만 맡겨 둘 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분명한 지침이 나와야 한다”며 “큰 사업은 도에서 실시하지만 작은 개발들은 지자체에서 진행하다 보니 방치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난개발은 전국적인 추세로 서울 집값이 비싸 지방으로 와서 전망 좋은 산을 깎아 개발하는 것”이라며 “제천 역시 둘러봤는데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관법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관법은 독자적으로 실행하기에는 법적 근거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토지 개발에 규제가 필요할 때 이를 강제하기 위한 수단이 경관법에 규정돼 있지 않다. 최 목사는 “경관법은 개발법의 하위법이어서 사실상 있으나 마나 한 법”이라며 “경관법 자체에 경관을 보전할 수 있는 근거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경관법에는 국가 차원의 정책방향 제시와 정부의 선도적 역할이 명시돼 있지 않아 통합적 경관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8일 전화 인터뷰에서 충북환경운동연합 김다솜 활동가는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경관법에 근거해 경관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실행력에 한계가 있다”며 “경관법을 포함해 산지개발 경사도에 관한 규정을 강화하는 등 종합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충북 제천시와 단양군 경계에 있는 한 산은 시멘트의 원료인 석회석을 채굴하느라 산봉우리까지 깎여 나갔다. 제천∙단양 일대는 석회석 채굴을 위해 산을 훼손해왔지만 최근에는 전망 좋은 택지개발을 위해 산기슭을 마구 깎아내고 있다. ⓒ 박성준         이 기사는 <단비뉴스> 보도를 허락을 구하고 중복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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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특집
    2021-06-18
  • 소고기에서 튀어나온 이물질의 정체는?
     지난 19일 <단비뉴스>는 “제천의 한 대형마트에서 구입한 소고기를 구워 먹다가 기생충으로 의심되는 이물질을 발견했다”는 한 시민의 제보를 받았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제보를 받은 기성 언론들은 발 빠른 보도를 내놓았다. <충청투데이>는 19일 시민 A씨의 주장을 토대로 대형마트의 반박을 담아 첫 기사를 썼다. 22일에는 통신사인 <뉴스1>이 비슷한 기사를 보도했고, 이를 옮겨 쓴 다른 언론의 보도도 이어졌다. 제천 시민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번졌다. 이들 언론의 보도는 ‘기생충과 흡사한 이물질이 나왔다’는 시민의 주장, ‘이물질에 관한 검사를 의뢰했다’는 대형마트의 주장만 그대로 실었다. 이물질의 정체가 무엇인지 밝히려고 노력한 보도는 없었다. <단비뉴스>는 다르게 접근했다. 논란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논란의 실체를 밝혀보려 했다. 우선, 제보자인 시민 A씨와 소고기를 판매한 대형마트의 주장을 각각 들었다. 이후 A씨에게 제공받은 사진을 전문가들에게 보내어 분석을 의뢰했다. 기생충학자 4명, 수의학자 1명, 축산학자 1명 등 모두 6명이 <단비뉴스>의 질문에 답을 보냈다. 대형마트가 조사를 의뢰한 외부 기관의 분석 결과도 취재했다. 제천 시민들 사이에서 상당한 논란과 우려를 일으킨 이물질의 정체에 관한 지난 열흘의 취재 결과를 아래에 보도한다.   지난 14일 오후 3시쯤 충북 제천에 사는 A씨는 어느 대형마트에서 미국산 살치살 600g을 샀다. 포장지에 적힌 유통기한은 5월 21일이었다. 적어도 일주일 이상 신선할 것이라고 약속된 고기였다. 그날 저녁 시민 A씨는 캠핑장에서 그 소고기를 구워 먹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한 덩이의 고기를 구워 가위로 자르는 순간, 고기 단면에서 무엇인가 쑥 튀어나왔다”고 A씨는 당시를 기억했다. 그는 20일 <단비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가늘고 긴 기생충처럼 보이는 이물질이었다”고 말했다. <사진1>은 당시 A씨가 촬영한 것이다. 누구라도 기생충이라 의심할 만한 형태다. 특히 가늘고 원통형인 ‘선충’(roundworm)의 모습을 닮았다.       ▲ <사진1> 소고기 단면에서 삐져나온 가늘고 긴 이물질이 보인다. ⓒ 독자 제   소고기에서 기생충이? 시민 A씨는 곧바로 대형마트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날 밤, 소고기를 판매한 대형마트의 담당 직원이 A씨를 찾아왔다. 그리고는 “이물질의 정체가 무엇인지 성분 검사를 의뢰하겠다”며 문제의 고기를 들고 갔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록 그 정체가 무엇인지 대형마트는 설명하지 않았고, 답답했던 A씨는 언론에 제보했다. <단비뉴스>는 문제의 사진을 기생충학, 축산학, 수의학 전공 교수들에게 메일로 보내 분석을 부탁했다. 이들의 공통된 의견은 ‘고기(근육) 부위에서 선충이 발견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었다.   기생충학자인 서민 단국대 의학과 교수는 “근육이 워낙 치밀한 구조로 돼 있어 유충도 아니고 저런 큰 기생충이 살아가긴 어렵다”고 답했다. 기생충학자인 용태순 연세대 의학과 교수는 "사진에서 보이는 이물질은 벌레 또는 기생충처럼 보이긴 하지만 기존 지식을 기반으로 해서는 기생충인지조차 분명하지 않다"며 "그렇게 생긴 기생충이 소고기 살에서 나오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곽동미 경북대 수의학과 교수는 “고기(근육) 부위에서 선충이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답했다. 일반적으로 기생충은 위, 간, 대장 등 동물의 장기에 머물지, 근육 조직에 침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기생충학자인 엄기선 충북대 의학과 교수는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했다. 엄 교수는 우선 “(사진 속 물질이) 선충류 기생충이라면 표면에서 주름 무늬가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큐티클(피부막) 구조를 볼 수 있어야 하는데, 이물질을 45배율로 확대하여 살펴보았어도 그 표면에서 선충류 고유의 무늬를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선충류는 긴 원통형 모양의 기생충을 일컫는다. 동물의 장내에 서식하는 장내기생충에는 선충, 흡충, 조충 등이 있는데, 회충, 구충(십이지장충), 고래회충 등 비교적 잘 알려진 기생충들이 선충류에 해당한다. 엄 교수는 “고기에서 저런 형태의 기생충이 나왔다는 보고를 40년간 학계에서 본 적이 없고, 외국 논문에서도 본 일이 없었다”고 답했다.       ▲ <사진2> 전자현미경으로 확대한 선충류(기생충) 표면은 특정한 주름 무늬가 반복된다. ⓒ 엄기선 교수 제공   선충인가, 무구조충인가, 아니라면 무엇인가 선충이 아니라면 사진 속 이물질의 정체는 무엇일까. 최정석 충북대 축산학과 교수는 “사진으로 보면 근조직이 발견되는데, (소의) 혈관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고기가 수입산이라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최 교수는 보았다. “한우와 비교해 수입 소고기의 근육이 더 거칠다. 근육 조직도 더 크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한 수입 소고기의 혈관이나 힘줄에 열이 가해지면 수축하게 되어 (사진 속의 이물질과 같은) 그런 모양이 나올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 <사진3> 이번에 발견된 이물질을 45배 확대해서 찍은 사진. 표면이 매끈하다. ⓒ 세스코 시험검사서 자료   그렇다면, 우리가 먹는 소고기, 즉 소의 근육에서 기생충이 발견될 가능성은 아예 없는 것일까? 전문가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된 소고기의 기생충으로 조충류인 ‘무구조충’이 있다.  <사진4>는 소의 근육에 기생하는 무구조충의 애벌레다. 이 애벌레는 지름 1cm 안팎의 투명한 주머니 형태를 보인다. 이 기생충은 육안으로도 발견할 수 있다. 소고기를 날로 먹거나 덜 익혀 먹으면, 애벌레가 죽지 않고 인체에 들어오면서 감염된다. 이번에 발견된 소고기의 이물질이 혹시 무구조충은 아닐까?       ▲ <사진4> 소고기에 있는 무구조충 흰색 애벌레. ⓒ 엄기선 교수 제공 < 사진 5>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소의 근육에 있는 무구조충 애벌레는 타원형이다. 제천 대형마트 소고기의 이물질처럼 길고 매끈한 형태가 아니다. 그렇다면 애벌레가 자라난 성충일 가능성은 없을까?       ▲ <사진5> 무구조충 애벌레를 현미경으로 찍은 사진이다. 타원형 애벌레의 흰색 부분이 두절, 즉 머리 부분이다. ⓒ 엄기선 교수 제공   <사진 6>은 무구조충 성충의 사진이다. 성충은 근육이 아니라 소나 사람의 소화기관에서 자란다. 보통 3~4m 이상의 길이를 갖게 된다. 몸통은 1000~2000개의 마디로 이뤄진 밧줄 모양을 하고 있다. 성충은 소의 장기 밖에서는 서식하지 않는다. 대신 성충의 마디마다 수많은 기생충 알이 들어 있어 소의 배설물과 함께 배출되어 주변을 오염시킨다.       ▲ <사진6> 무구조충 성충을 펼쳐놓은 사진에서 왼쪽 위의 가는 끝 마디가 기생충의 머리 부분(두절)이다. ⓒ 엄기선 교수 제공   따라서 대형마트 소고기의 이물질을 무구조충 성체라 보기에도 무리가 있다. 이물질에는 조충류의 특징인 마디 구조(편절)도 없었다. 엄기선 교수는 “(무구조충이) 과거와 비교하면 최근에는 거의 발생하지 않아 연간 10건 내외가 보고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혹시 다른 종류의 기생충이 도축이나 유통 과정에서 소의 근육을 파고든 것은 아닐까?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그 가능성도 거의 없다. 사육 단계, 즉 소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내부 장기에 기생충이 서식할 수는 있겠지만, 도축 이후 죽은 고기의 근육에 외부에 있던 기생충이 침투하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소고기를 먹으려면? 이번 사건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된 것에는 이유가 있다. 믿고 사 먹는 대형마트의 소고기에 기생충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와 공포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단비뉴스>의 분석과 인터뷰에 응한 전문가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소고기에 있는 모든 종류의 기생충은 70°C 이상에서 가열하거나 –20°C 이하에서 5~6시간 냉동 보관하면 죽는다. 또한, 기생충이 사람의 생명이나 건강을 직접 위협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우선, 선충에 감염되어도 별다른 증상 없이 살아간다.   이 기생충이 인체 안에 많아져 장기를 막을 정도가 아니면 큰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 무구조충이 인체에 들어가더라도 대부분 별 증상이 없다. 다만 이 기생충이 항문으로 기어 나오기 때문에 심한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 드물게 창자 일부가 기생충으로 인해 막혀 통증이 발생할 수는 있다.   그래도 기생충을 품은 고기를 먹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기생충이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고기를 발견했다면, 알코올에 보관하거나 그대로 얼려서 기생충학자 등 전문가에게 유전자 검사를 맡기는 편이 좋다. 실물을 현미경으로 검토해서 성충, 유충을 가리고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면 원래 고기에 있던 것인지 외부요인에 의해 오염된 것인지 등을 추적할 수 있다. 이에 기초하여 그 책임이 누구한테 있는지 정확히 따질 수 있다.   전문가 취재를 마무리하던 무렵, <단비뉴스>는 대형마트의 성분 분석 결과도 입수했다. 관련 자료를 보면, 이 대형마트는 시민 A씨가 문제의 이물질을 신고한 날로부터 약 나흘 뒤인 18일에 세스코 이물분석센터에 성분의뢰를 맡겼다.   검사 결과는 사흘 뒤인 21일에 나왔다. 세스코 이물분석센터의 분석 결과를 보면, “‘선형동물’의 특징인 좌우대칭의 몸체 및 큐티클층은 해당 시료에서 관찰되지 않는다. 동물 조직에서 나타나는 특징으로 근조직 형태가 다수 관찰된다”라고 적혀있다. 문제의 이물질에서 ‘선충의 특징’이 발견되지 않으니 기생충으로 보기 어렵고, 오히려 ‘동물조직의 근조직 형태’가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소고기의 근육 가운데 일부로 보인다고 판정한 것이다.   사건이 발생한 지 보름이 넘었지만, 시민 A씨는 대형마트 쪽의 설명과 대처를 온전히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시험성적서를 보고 이물질이 아니라는 결과 자체는 수긍했지만, 마트측에서 말을 번복하는 모습을 보여 아직 미심쩍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소고기나 돼지고기에 서식하는 다양한 기생충의 특징을 유통·판매업자들이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우려하는 소비자에게 빠르고 적절한 설명만 해줬더라도 A씨는 덜 놀라고 덜 분했을 것이다.         이 기사는 <단비뉴스> 보도를 허락을 구하고 중복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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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5-30
  • 백로는 왜 제천을 떠났나?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 주변을 맴돌던 것이 사라지면 허전하기 마련이다. 제천시 봉양읍의 백로 떼가 그렇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이 지역 개울에서는 갈겨니와 떡붕어 등을 노리는 백로를 흔하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이곳에서는 백로 떼를 만날 수 없다. 백로가 떠난 것이다.        ▲ 제천시 신동대교 근처 백로 서식지의 위치를 <다음> 지도 위에 표시했다. 둥지가 있는 봉우리에서 먹이 활동하기 좋은 장평천까지는 3면을 빙 둘러가며 250m 정도밖에 안 된다. ⓒ 김정산   봉양읍 일대는 백로가 서식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개울이 굽이굽이 돌아 나가며 물살도 강하지 않아 물고기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었다. 수심이 낮아 물고기를 잡기도 좋았다. 숲이 울창한 산이 개울 근처에 있어 둥지를 틀고 천적을 피하기에도 좋았다. 백로가 살기에는 그야말로 최적의 환경이었다. 이런 환경을 내버려 두고 백로는 왜, 어디로 떠난 걸까? <단비뉴스> 취재진이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25일까지 일주일에 한두 번씩 봉양읍 일대를 답사하고 수소문했다. 답사 중 발견한 백로는 물고기를 노리며 개울물 위에 서있는 세 마리와 개울에서 산으로 날아가는 한 마리뿐이었다. 백로가 제천을 완전히 떠난 것은 아니지만 봉양읍 주민들은 백로의 개체 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예전에는 여기서 낚시하고 있으면 백로들이 와서 그냥 물고기 다 잡아먹고 쫓아내고 그랬어. 그래서 내가 백로를 좋아하지는 않았지. 근데 요 몇 년 사이에 백로가 안 보여, 내가 미워해서 다 떠난 건 아닐 테고…, 백로가 물고기를 너무 많이 잡아먹었나?    봉양읍에 20년째 살고 있는 주민 ㄱ 씨는 백로 수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그 옆에서 함께 낚시하던 ㄴ 씨도 백로가 과거보다 안 보인다고 말을 보탰다. “나는 여기 사는 사람은 아니지만 낚시하러 몇 년째 오고 있어요. 근데 어느 순간 백로가 안 보이니까 이상하기는 해요. 거참 백로 정말 많았는데.”   인근 오리온 유통지점에서 근무하는 장동훈(50) 씨 또한 백로의 행방을 궁금해했다. “몇 년 전에 신동대교 인근 개울 바닥을 전부 (제천시에서) 긁어버렸다고. 그래서 물이 아주 깨끗해졌어. 너무 깨끗해. 백로가 놀라서 도망간 것 아니야? 근데 이상해. 예전에 똥물일 때는 잘 살다가 지금은 다들 어디로 갔을까?”   둥지 있던 곳에는 죽은 나무들만     ▲ 과거 봉양읍 백로 서식지의 나무들은 배설물 때문에 거의 다 죽어버렸다. 3년 전만 해도 1백여 마리가 둥지를 틀고 서식했으나 지금은 가지만 앙상하게 남아있다. 그 위로 백로 한 마리가 외로이 날고 있다. ⓒ 최은솔   제천시 신동대교에서 가까운 백암소재 건물 북쪽 야산에서 과거의 백로 집단 서식지를 발견했다. 서식지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야생 그대로다. 참나무와 소나무, 밤나무 등이 빼곡하고 서로 뒤엉킨 넝쿨식물은 성인의 허리 높이까지 자라 있다. 산기슭 위로 올라가자 풀에 묻은 백로의 배설물이 보인다. 배설물을 이정표 삼아 산등성이 쪽으로 좀 더 올라가자 새 울음소리가 들린다. 백로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한 마리가 아니라 여러 마리가 내는 울음소리다.       ▲ 백로와 왜가리의 배설물로 뒤덮인 서식지 주변 나뭇잎. 배설물이 묻은 부위는 부식된 모습이다. ⓒ 김정산   산등성이에는 하얀 배설물 흔적이 많다. 뒤덮인 배설물 탓에 인근 풀숲은 꽤 넓게 죽어있다. 땅바닥에는 오래된 새알 껍데기도 눈에 띈다. 고개를 드니 백로와 왜가리가 둥지 위에서 지저귀고 있는데 개체 수는 십여 마리에 불과하다. 백로가 둥지를 튼 나무는 소나무 두 그루와 밤나무 한 그루다.    3년 전 140마리로 준 뒤 계속 줄어     ▲ 2018년 국립생태원 주관으로 진행한 <제천 일대의 조류> 연구보고서에 백로 개체 수가 표로 정리되어 있다. 제천에 있는 백로는 다섯 가지 종인데, 2018년에는 중대백로가 102마리로 가장 많았다. 백로 둥지 수를 근거로 제천 일대 개체 수 변화를 추정해보니 2011년에서 2018년 사이에 약 140마리가 감소했다. ⓒ 미주생태연구원   수백 마리에 이르던 백로는 수십 마리로 줄어들었다. 2010년 8월 16일 <제천신문>은 ‘수백 마리의 백로가 장평천 일대에 되돌아온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10년도 안 돼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제천시 자연환경과 윤석중 주무관은 “불과 2년 사이에 그나마 수십 마리 눈에 띄던 백로들이 요즘엔 거의 보이지 않는다”며 “번식지를 지금은 다른 곳으로 옮긴 것 같다”라고 말했다.   통계상으로 제천 일대 백로 개체 수는 2018년 이전부터 감소해왔다. 2011년에서 2018년 사이에만 140마리쯤 감소했다. 2018년 국립생태원 주관으로 작성한 <제천 일대의 조류> 보고서에는 백로 개체 수가 총 179마리로 집계됐다. 종별로는 중대백로 102마리, 중백로 1마리, 쇠백로 5마리, 황로 19마리, 왜가리 52마리로 분류됐다.   반면, 2011년 환경과학연구원 조사에서는 둥지 수만 83개가 집계됐다. 보통 둥지 하나에 어른 백로 한 마리, 새끼 세 마리로 계산해 개체 수를 네 마리로 추정한다. 2011년 개체 수는 320마리 정도 되는 셈이다. <제천 일대의 조류> 보고서는 ‘백로 번식지가 과거 조사 시에 비해 번식 둥지에 급격한 감소가 발생하고 있으며 번식지 산림 내의 훼손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백로는 주변 생태환경 바로미터 매년 국립생태원에서 백로 서식지를 파악하는 이유가 있다. 백로는 서식지의 건강성을 평가하기 좋은 생물학적 지표종이다. 백로의 번식 성공과 서식 여부는 주변 환경의 변형이나 오염 정도에 매우 민감하게 달려있다. 환경과학원이 펴낸 보고서 <한국의 백로와 왜가리>는 ‘백로가 습지 생태계의 상위 포식자이며 집단 번식을 하는 습성 때문에 서식지가 훼손되면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한다’고 언급했다. 이런 이유로 많은 국가에서는 습지의 건강성을 파악하는 데 백로 개체 수를 이용한다.           ▲ 백로 둥지가 십여 개 있는 나무와 나무 주변 풀숲의 모습이다. 반경 10미터 안 많은 나무와 풀이 크게 훼손됐고, 역한 배설물 냄새가 마스크를 뚫고 올라왔다. 수풀 바닥에는 백로 알로 추정되는 껍데기들이 떨어져 있다. ⓒ 최은솔 김정산   서식지 훼손되면 백로는 뜬다 전문가들은 백로가 떠난 이유를 배설물에 의한 서식지 파괴로 본다. 백로는 기본적으로 번식지를 꾸렸다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조금씩 자리를 바꾸는 종이다. 미주생태연구원 박원남 연구원은 “백로가 한 곳에 오래 있는 종이 아니다”라며 “백로는 번식할 때 나온 배설물로 산림 자체를 훼손시키고, 완전히 망가지기 전에 다른 곳으로 거처를 옮긴다”라고 말했다.   백로의 배설물은, 특히 수백 마리가 군집해 있는 곳에서는 악취가 독한 것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작년 7월에 청주시 흥덕구 송절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는 1천여 마리의 백로가 둥지를 틀어 주민들이 소음과 분변의 악취로 고통을 호소했다. 송절동 주민들은 같은 해 4월부터 청주시에 백로 관련 민원 10여 건을 제기했다. 소음과 악취, 깃털 날림에 고통을 호소한 것이다. 백로 배설물은 강한 산성이라 서식지 토양을 산성화하고 대나무 등을 고사시킨다. 한국조류보호협회 양승회 제천지회장은 “백로가 일차적으로 좋은 점도 있지만, 이차적으로 근처 소나무를 전멸시킬 정도로 배설물이 독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 위쪽 사진은 2010년도에, 아래쪽 사진은 2021년에 같은 제천시 신동대교 아래 장평천에서 촬영한 백로와 왜가리 모습이다. 11년 전에는 백로 수십 마리가 무리를 지어 고기를 잡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올해는 간혹 나온 왜가리나 백로 한두 마리만 목격된다. ⓒ <제천신문>, 최은솔 ‘ 모여 살기’보다 ‘분산 이주’ 한 걸까? 백로의 번식지가 여러 개로 쪼개지는 점도 백로가 자취를 감춘 요인이다. 양 지회장은 최근 봉양읍에 있던 백로가 하천 하류 구학다리나 하천 상류 탁사정 쪽으로 퍼졌다고 말했다. 개체 수가 단순히 감소했다기보다 기존 백로가 여러 서식지로 쪼개져 서식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실제로 2019년 환경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제천시 백로 둥지 48개가 기존 서식지 봉양읍 봉양리가 아닌 박달재 너머 백운면 원월리에서 발견됐다.           이 기사는 <단비뉴스> 보도를 허락을 구하고 중복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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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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