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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거 때 남편 말 “몇 번 찍어” 거부한 할머니
    “다녀오셨어요?” ‘안녕하세요’가 아니라 ‘다녀오셨어요’라니! 인사법부터 다른 학교가 있다. 충북 제천 ‘솔뫼학교’다. 지난 17일 오후 5시가 넘어 방문한 솔뫼학교는 두 시간을 수업하면 끝나는데 마침 김종천(60) 교장과 노병윤(54) 교감이 취재진을 기다리고 있었다. 김 교장은 학교를 방문한 세명고 학생들과 임지윤 전 편집국장에게 “다녀오셨어요”라며 반갑게 맞이했다. 단어를 다르게 바꿈으로써 세상 보는 눈을 좀 더 주체적으로 변화시키려고 노력한다는 게 김 교장의 설명이다. “우리는 인사법이 달라요. 우리는 (학생분이) 오시면 ‘다녀오셨어요’ 이렇게 인사하고, 가시면 ‘다녀오세요’라고 해요. ‘안녕히 가세요’ ‘안녕히 계세요’ 이러면 여기가 객이 되거든요. 그죠? 그런데 여기는 방문하는 이들이 편안하게 학습하는 집과 같은 공간이거든요. ‘다녀간다’ ‘다녀온다’는 표현만으로도 여기가 주체가 되는 거예요. 우리가 세상의 모든 걸 바꿀 수는 없으니까 한 사람, 한 사람 작은 의식이라도 변화시키려고 노력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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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1-24
  • 물고기 잡는 법 가르치는 ‘단양고’
    독일 건축역사학자 코넬리우스 그루리트(Cornelius Gurlitt, 1850–1938)가 남긴 말이다. 한 개인이 스스로 독립해 주체적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함에 교육 목적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비슷한 속담으로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야지, 물고기를 줘서는 안 된다”는 말도 있다. 치열한 대학 입시 경쟁에서 정답만 찾는 틀에 박힌 교육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교육 현장을 조성하는 곳이 있다. 충북 단양고등학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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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1-20
  • 마을 주민이 함께 만드는 ‘가을 음악회’
    지난 7일 오전 11시 충북 제천시 강저 리슈빌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중앙광장에서 왕진희(49) 입주민 대표회장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아이들과 문화 예술인이 함께하는 제2회 ‘행복한 우리 마을’ 리슈빌 가을 음악회가 열렸다. 김홍철(58) 제천시 의원과 유일상(51) 제천시 의원을 포함해 70여 명의 주민이 객석을 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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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1-10
  • ‘디지털 소외’ 노인, 영상에서 춤추다
    “지난 5일 오후 7시 충북 제천영상미디어 센터에서 ‘세월의 모가지를 비틀고 간’ 이들이 모였다. 직접 만들고 출연한 영화 시사회를 위해서다. 주인공은 가수 나훈아 씨의 형, 누나 뻘인 평균 나이 75세의 17명 수강생으로 이뤄진 ‘아름다운 인생’ 팀이다. 15명이 높은 출석률로 이날 수료증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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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1-08
  • 따뜻한 눈 맞춤으로 채워지는 붕어빵
    지역 언론이 ‘팥 가득한 붕어빵’이 되기 위해서는 지역의 사소한 이야기까지 전하려는, 지역민과 눈 맞춤을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디지털 미디어 혁신을 통해 세상 변화에도 발맞춰 가야 한다. 그러려면 광고에 의존하는 매출 구조를 벗어나 다양한 기관과 단체, 시민과 함께 하는 공공 거버넌스 확충이 필요하다. 붕어빵 찍어내듯 사실 검증 없이 똑같은 기사를 만들어내는 것에서 벗어나 지역 언론은 지역민의 ‘따뜻하게 겨울나기’에 실질적인 보탬이 될 수 있을까? 을 왜 30년 넘게 보고 있는지 묻자 그런 걸 왜 묻느냐는 듯 대답하던 옥천 주민 김정숙 씨의 말을 가슴에 담으며 지역 언론의 미래에 희망을 걸어 본다. “내가 옥천에 사니까 옥천 신문을 보는 거지, 서울 신문을 보겠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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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0-28
  • 지역 언론, 팥 없는 ‘붕어빵 저널리즘’
    다가오는 겨울, 허기를 달래 줄 팥이 가득한 붕어빵처럼 충실한 기사로 가득한 지역 언론을 기대하는 건 힘들까?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라는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 소감처럼 지역 언론이 먼저 나서서 ‘가장 지역적인’ 기사를 창의적으로 만들어낼 수는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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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0-22

실시간 기획특집 기사

  • 수려한 제천 산들의 수난시대
    ‘자연치유도시’를 표방하는 충북 제천시는 매년 관광객만 수백만 명이 방문한다. 제천은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도시로서 특히 의림지, 박달재, 월악산 등 ‘제천 10경’이 널리 알려졌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무리하게 산을 깎아 택지를 조성해 집을 짓거나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는 등 지역 곳곳에서 난개발이 성행해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제천시 난개발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단비뉴스> 취재팀은 지난 4월 21일부터 약 한 달여에 걸쳐 제천시 곳곳을 다니며 취재했다.    “요즘 저렇게 산 깎아낸 곳이 많아. 볼 때마다 안타깝지. 제천의 자랑 중 하나가 좋은 경관인데 솟아 있는 나무를 다 깎아버리니…”       ▲ 5월 5일 제천시 신백동 동중학교 근처 한 마을 입구에 ‘부동산 매매’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 박성준   지난 5월 5일 제천시 신백동 동중학교 인근에서 만난 이동하(66) 씨는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동중학교에서 서당골 방향으로 522번 도로를 타고 가다 왼쪽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부동산 매매’라고 적힌 안내문이 눈에 띄었다. 좁은 산길을 따라 올라가니 수천 그루 나무는 온데간데없고 9900여㎡(3000평) 크기 부지가 조성돼 있었다. 가장자리 비탈진 곳에는 베어낸 나무와 쓰레기 등 폐기물이 나뒹굴었다.       ▲ 1년 넘도록 공사가 진행되지 않은 채 방치된 산지. ⓒ 박성준   약 3년 전 주차장 용도로 산지전용 허가가 났지만 공사비 문제 등으로 1년 넘게 공사가 중단됐다. 이곳 마을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고 있다는 김육한(59) 씨는 “평생 같이 자라온 산을 깎아내는 거 보면 마음이 안 좋다”며 한숨을 쉬었다.  “(개발 관련해) 주민들 다 불만이 있습니다. 나무 깎아 놓고 저대로 내버려 두니 평소에는 먼지 날리고 비 오면 집 안까지 흙이 쓸려내려 옵니다. 작년 장마 땐 흙이 보일러실까지 밀려 들어와 아직도 완전히 복구되지 않았어요.”   허울뿐인 국토계획법, 관리 안 되는 ‘관리지역’ 정부는 2003년 비도시지역 난개발 문제가 심각해지자 국토이용계획 체계를 전면 개편했다. 개편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계획법)’은 난개발 원인이 된 준도시지역과 준농림지역을 ‘관리지역’으로 통합했다. 비도시지역의 소규모 난개발을 막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의도와 달리 관리지역은 난개발의 온상지가 됐다.   국토계획법은 토지를 용도에 따라 도시지역, 관리지역, 농림지역, 자연환경보전지역으로 나눈다. 용도 지역은 건폐율과 용적률, 건축물의 종류 등에서 차이가 있다. 도시지역은 주거·상업·공업·녹지지역으로, 관리지역은 보전관리·생산관리·계획관리 지역으로 구분한다. 관리지역은 명확한 목적을 갖는 도시지역·농림지역·자연환경보전지역 간의 완충지역인데 보전을 목적으로 하면서도 개발의 목적도 가진 중간 성격의 용도 지역이다.   관리지역으로 지정된 경우 지역에 따라 필요한 보전조처를 하거나 개발이 필요한 지역에는 계획적인 이용과 개발을 도모해야 한다. 관리지역 중에서도 계획관리지역은 개발을 염두에 둔 지역이다. 계획관리지역은 도시지역으로 편입이 예상되는 지역이나 자연환경을 고려하여 제한적 이용∙개발을 하려는 지역으로서 계획적∙체계적 관리가 필요한 지역을 말한다.    계획관리지역의 건폐율은 40%로 보전·생산관리지역의 2배이고, 용적률도 100% 이하로 60~80% 이하인 보전관리·생산관리지역보다 관대하다.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를 통해 정하는 건축물 제한에서도 계획관리지역은 보전·생산관리지역과 달리 네거티브 방식으로 규제하고 있다. 네거티브 방식 규제는 ‘건축할 수 없는 건축물’을 빼고 모두 지을 수 있다는 뜻이다. 규제가 상대적으로 적은 계획관리지역은 난개발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2018년 국토연구원이 발행한 ‘국토정책 브리프’는 토지이용 관리체계의 문제점으로 비도시지역에 관한 공간관리 계획이 부족하고, 개발과 보전의 원칙이 불분명하며, 비도시지역 관리의 권한과 책임이 분산돼 있다고 지적했다. 비도시지역은 농업진흥지역이나 보전산지가 아니면 개발행위허가를 우선 적용하여 난개발의 원인이 된다.   ‘브리프’에 따르면 1993년 이전까지 비도시지역에서 개발 가능한 용도지역은 전체 국토면적의 1.7%에 불과했지만, 1994년 준농림지역(26.8%)이 과다 지정된 뒤 2015년에는 관리지역이 25%에 이르렀다. 개발행위허가는 매년 증가했으며, 81.6%가 관리지역에서 일어났다. ‘2015 제천도시관리계획’에 따르면 제천시의 관리지역은 전체면적의 32.5%에 이른다. 계획관리지역은 11.4%다.       ▲ 고명동 산 55-15 인근의 과거(왼쪽)와 현재(오른쪽). 과거에는 나무로 우거진 숲이었지만 개발 중인 지금은 숲이 거의 사라졌다. ⓒ 카카오맵, 네이버지도   산 깎아 개발 시작, 속도는 지지부진  단양로와 맞닿아 있는 제천시 고명동 산 55-15 근처는 계획관리지역에 속하는 임야 지역이다. 단양로를 따라 이동하다 보면 산을 깎은 상태로 방치된 현장을 볼 수 있다. 중장비를 세워두는 주기장과 창고를 건설하겠다며 허가를 받아 공사를 시작했지만, 현재는 중단했다. 나무가 있던 자리에 포크레인과 같은 중장비와 건축 폐기물이 있다. 지난 17일 취재팀 전화 인터뷰에서 제천시청 관계자는 “주기장이랑 창고로 허가를 받은 곳이지만 코로나19 이후 자금이 모자라 공사가 멈춰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제천시 고명동 산 55-15 인근 지역은 창고와 주기장 건축을 목적으로 허가가 났다. 코로나19 이전에 허가가 났지만, 공사는 중단 상태이고 건축 폐기물 등이 현장에 방치돼 있다. ⓒ 김현주   세명대 정문 근처 세명공원 뒤편도 임야지역을 깎아 주택을 짓기 위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 지역도 계획관리지역이지만 2년 전 허가를 받아 공사를 시작했다. 지자체는 임야지역의 경사도, 수목밀집도 등을 따져 허가를 내준다. 세명공원 뒤편은 경사도가 15~20도 정도이고 산사태정보도 3∙4등급 정도라 기준에 따라 개발허가가 났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 폭우 때 공사장 흙이 떠내려와 세명공원 일대를 뒤덮었다. 이 지역은 세명대 한의과대학 건물과 마주보고 있다. 한의과대학 본과 1학년 김한영 씨는 “다른 학생들과 공사 현장을 보면서 민둥산이라고 말한다”며 “보기에 좋지 않다”고 말했다.            ▲ 세명공원 뒤편 개발 지역에서 세명대를 바라본 모습. 왼쪽 회색 건물이 세명대 한의과대학이다(위). 아래는 세명대 정문 인근을 개발하는 모습을 세명대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주변 우거진 산과 대비돼 민둥산이 눈에 띈다. ⓒ 김현주   한 번 훼손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산림   한번 파헤친 산은 복구가 어렵다. 제천시 대랑동 276 일대는 산림청이 태양광 난개발에 제동을 걸기 전에 개발됐다. 이곳에는 태양광 패널이 6만5000㎡에 걸쳐 설치돼 있다. 2017년 태양광 설치 목적으로 개발행위허가를 받았고 2018년에 공사를 마쳤다. 산의 나무를 깎고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다.       ▲ 제천시 대랑동 276 일대 2012년 위성사진(왼쪽). 2017년에는 산에 있는 나무를 거의 다 잘라내 휑한 모습으로 변했다(오른쪽). © 카카오맵       ▲ 2021년 현재는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 © 카카오맵   산림청은 2018년 12월 산지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해 보전산지 태양광 시설 설치를 금지했다. 산지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벌목과 같은 산림 훼손이 발생한다는 문제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보전산지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할 수 있었다. 현행 산지관리법은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설비 설치를 위한 산지전용은 허용하지만, 태양에너지 설비만은 예외로 두고 있다. 그러나 이미 개발된 산지는 복구할 수 없다.   제천시 대랑동 276은 잡종지로 분류돼 있다. 태양광 패널 설치 전까지 이 지역의 절반이 넘는 면적(3만9000㎡)은 임업용산지에 해당하는 보전산지였다. 2019년 6월 제천시는 ‘산지관리법’ 제6조에 따라 다른 용도로 전용된 보전산지에 관해 보전산지 지정을 해제한다고 고시했다. 이에 따라 이 구역은 임업용산지에서 준보전산지가 됐다. 준보전산지는 보전산지 외의 산지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산지전용에 관한 행위제한을 비교적 적게 받아, 주택이나 공장 등 개발용도로 이용할 수 있다. 국토계획법에 따르면 계획관리지역에 해당한다.   제천시 봉양읍 미당리 산70은 원래 하나의 산이었으나 택지분할로 10개로 쪼개졌다. 이 중 5곳(산70-2, 3, 7, 8, 10)은 산에 있던 나무를 모두 밀어버렸다. 작년에 봉양읍 미당리 산70-1은 주택 허가를 새로 받아 이곳의 나무들도 곧 없어질 가능성이 크다. 제천시 도시관리계획에 따르면 이곳도 계획관리지역이다.    봉양읍 미당리 산70-3과 70-10은 아직 허가가 나지 않았는데도 개발을 한 상태다. 불법 행위는 제천 인근 마을 주민이 민원 신고를 하면서 드러났다. 지난 18일 취재팀의 전화인터뷰에서 제천시청 담당자는 “우선 구두로 개발을 하지 말라고 전했다”며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제천시 봉양읍 미당리 산70 일대. 노란별과 초록별 지역은 개발행위허가를 받은 곳이고, 빨간별 지역은 개발행위허가 없이 파헤친 곳이다. © 카카오맵   빼어난 경치 훼손에 지역 주민은 ‘속앓이’  ‘알미부락’이라고 불리는 두학동 5통 일대는 기존 마을 뒤편으로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었다. 마을 초입에서부터 산을 깎고 멀쩡한 나무들을 벌목하는 공사가 진행중인 것을 볼 수 있었다. 취재진이 공사 현장으로 가까이 가자 컨테이너로 된 택지 분양 상담실이 있었다. 택지 분양을 홍보하는 현수막도 곳곳에 걸려 있었다.         ▲ 알미부락 인근 개발지역에 자세한 내용의 분양 광고 현수막이 걸려있다. © 김계범   지난 5월 3일 전화인터뷰에서 이 마을에 거주하지만 익명을 요구한 ㄱ 씨는 “자연이 훼손되고 공기가 좋은데 저렇게 난개발을 막 해가지고 좋지 않다”며 “마을에서도 말이 많은데 동네에 있던 사람이 나가 살면서 개발을 한다고 그러니 심하게 얘기도 못 하고 속앓이만 한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산을 사서 택지 분양을 해 외지인에게 분양하는 것이라며 “경치 좋고 공기 좋은 지역의 산을 깎아서 저렇게 해놓으니 지금 살던 사람만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두학동 5통 김용안(65) 통장은 “그 사람들은 분양해서 팔면 그만“이라며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주민들만 본다“고 말했다. 그는 ”수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자연환경도 안 좋아졌다“며 ”마을 뒷산을 파헤쳐서 작년 여름에도 피해가 있었고 그 뒤에 소나무도 굵은 것이 엄청나게 많았는데 다 캐내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알미부락 지역 전체 군데군데 산마다 다 건드려놨다”며 난개발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18일 전화인터뷰에서 제천시청 담당자는 두학동 1096-4 인근 지역에 관해 “처음에 주기장으로 허가가 들어왔는데 앞에 집들이 많다 보니 차량이 왔다갔다하면 시끄럽고 마을에 피해를 줄 거 같아서 야영장으로 용도변경해서 신청했다”며 “마을에 얼마 전에도 가고 서너 번 가서 주민들과 이야기해 봤는데 반대하는 말씀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수해에 따른 피해를 알고 있냐는 질문에 그는 “작년에는 공사하다가 배수를 제대로 안 한 것 같다”며 “이번에는 배수 작업 좀 제대로 해달라고 했고 그래서 밑으로 물이 안 흐르게 둑방을 쌓았다”고 답했다.        ▲ 두학동 5통 인근 마을 주민들은 난개발에 따른 피해와 자연경관 훼손을 우려하고 있다. © 김계범   미흡한 제도, 실효성 없는 ‘경관법’ 환경단체들은 난개발 원인이 미흡한 제도에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자체가 너무 쉽게 개발허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18일 전화 인터뷰에서 환경안전건강연구소 김정수 소장은 “난개발은 경관과 더불어 산림의 많은 기능을 파괴한다”며 “막을 수 있는 규정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난개발이 계속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운동가로 활동하는 최병성 목사도 18일과 19일 전화 인터뷰에서 중앙정부 차원의 국토이용에 관한 정책이 미비하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지자체에만 맡겨 둘 게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 분명한 지침이 나와야 한다”며 “큰 사업은 도에서 실시하지만 작은 개발들은 지자체에서 진행하다 보니 방치되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난개발은 전국적인 추세로 서울 집값이 비싸 지방으로 와서 전망 좋은 산을 깎아 개발하는 것”이라며 “제천 역시 둘러봤는데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관법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관법은 독자적으로 실행하기에는 법적 근거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토지 개발에 규제가 필요할 때 이를 강제하기 위한 수단이 경관법에 규정돼 있지 않다. 최 목사는 “경관법은 개발법의 하위법이어서 사실상 있으나 마나 한 법”이라며 “경관법 자체에 경관을 보전할 수 있는 근거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경관법에는 국가 차원의 정책방향 제시와 정부의 선도적 역할이 명시돼 있지 않아 통합적 경관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8일 전화 인터뷰에서 충북환경운동연합 김다솜 활동가는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경관법에 근거해 경관계획을 세우고 있으나 실행력에 한계가 있다”며 “경관법을 포함해 산지개발 경사도에 관한 규정을 강화하는 등 종합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충북 제천시와 단양군 경계에 있는 한 산은 시멘트의 원료인 석회석을 채굴하느라 산봉우리까지 깎여 나갔다. 제천∙단양 일대는 석회석 채굴을 위해 산을 훼손해왔지만 최근에는 전망 좋은 택지개발을 위해 산기슭을 마구 깎아내고 있다. ⓒ 박성준         이 기사는 <단비뉴스> 보도를 허락을 구하고 중복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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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6-18
  • 소고기에서 튀어나온 이물질의 정체는?
     지난 19일 <단비뉴스>는 “제천의 한 대형마트에서 구입한 소고기를 구워 먹다가 기생충으로 의심되는 이물질을 발견했다”는 한 시민의 제보를 받았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제보를 받은 기성 언론들은 발 빠른 보도를 내놓았다. <충청투데이>는 19일 시민 A씨의 주장을 토대로 대형마트의 반박을 담아 첫 기사를 썼다. 22일에는 통신사인 <뉴스1>이 비슷한 기사를 보도했고, 이를 옮겨 쓴 다른 언론의 보도도 이어졌다. 제천 시민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번졌다. 이들 언론의 보도는 ‘기생충과 흡사한 이물질이 나왔다’는 시민의 주장, ‘이물질에 관한 검사를 의뢰했다’는 대형마트의 주장만 그대로 실었다. 이물질의 정체가 무엇인지 밝히려고 노력한 보도는 없었다. <단비뉴스>는 다르게 접근했다. 논란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논란의 실체를 밝혀보려 했다. 우선, 제보자인 시민 A씨와 소고기를 판매한 대형마트의 주장을 각각 들었다. 이후 A씨에게 제공받은 사진을 전문가들에게 보내어 분석을 의뢰했다. 기생충학자 4명, 수의학자 1명, 축산학자 1명 등 모두 6명이 <단비뉴스>의 질문에 답을 보냈다. 대형마트가 조사를 의뢰한 외부 기관의 분석 결과도 취재했다. 제천 시민들 사이에서 상당한 논란과 우려를 일으킨 이물질의 정체에 관한 지난 열흘의 취재 결과를 아래에 보도한다.   지난 14일 오후 3시쯤 충북 제천에 사는 A씨는 어느 대형마트에서 미국산 살치살 600g을 샀다. 포장지에 적힌 유통기한은 5월 21일이었다. 적어도 일주일 이상 신선할 것이라고 약속된 고기였다. 그날 저녁 시민 A씨는 캠핑장에서 그 소고기를 구워 먹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한 덩이의 고기를 구워 가위로 자르는 순간, 고기 단면에서 무엇인가 쑥 튀어나왔다”고 A씨는 당시를 기억했다. 그는 20일 <단비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가늘고 긴 기생충처럼 보이는 이물질이었다”고 말했다. <사진1>은 당시 A씨가 촬영한 것이다. 누구라도 기생충이라 의심할 만한 형태다. 특히 가늘고 원통형인 ‘선충’(roundworm)의 모습을 닮았다.       ▲ <사진1> 소고기 단면에서 삐져나온 가늘고 긴 이물질이 보인다. ⓒ 독자 제   소고기에서 기생충이? 시민 A씨는 곧바로 대형마트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날 밤, 소고기를 판매한 대형마트의 담당 직원이 A씨를 찾아왔다. 그리고는 “이물질의 정체가 무엇인지 성분 검사를 의뢰하겠다”며 문제의 고기를 들고 갔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록 그 정체가 무엇인지 대형마트는 설명하지 않았고, 답답했던 A씨는 언론에 제보했다. <단비뉴스>는 문제의 사진을 기생충학, 축산학, 수의학 전공 교수들에게 메일로 보내 분석을 부탁했다. 이들의 공통된 의견은 ‘고기(근육) 부위에서 선충이 발견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었다.   기생충학자인 서민 단국대 의학과 교수는 “근육이 워낙 치밀한 구조로 돼 있어 유충도 아니고 저런 큰 기생충이 살아가긴 어렵다”고 답했다. 기생충학자인 용태순 연세대 의학과 교수는 "사진에서 보이는 이물질은 벌레 또는 기생충처럼 보이긴 하지만 기존 지식을 기반으로 해서는 기생충인지조차 분명하지 않다"며 "그렇게 생긴 기생충이 소고기 살에서 나오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곽동미 경북대 수의학과 교수는 “고기(근육) 부위에서 선충이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답했다. 일반적으로 기생충은 위, 간, 대장 등 동물의 장기에 머물지, 근육 조직에 침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기생충학자인 엄기선 충북대 의학과 교수는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했다. 엄 교수는 우선 “(사진 속 물질이) 선충류 기생충이라면 표면에서 주름 무늬가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큐티클(피부막) 구조를 볼 수 있어야 하는데, 이물질을 45배율로 확대하여 살펴보았어도 그 표면에서 선충류 고유의 무늬를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선충류는 긴 원통형 모양의 기생충을 일컫는다. 동물의 장내에 서식하는 장내기생충에는 선충, 흡충, 조충 등이 있는데, 회충, 구충(십이지장충), 고래회충 등 비교적 잘 알려진 기생충들이 선충류에 해당한다. 엄 교수는 “고기에서 저런 형태의 기생충이 나왔다는 보고를 40년간 학계에서 본 적이 없고, 외국 논문에서도 본 일이 없었다”고 답했다.       ▲ <사진2> 전자현미경으로 확대한 선충류(기생충) 표면은 특정한 주름 무늬가 반복된다. ⓒ 엄기선 교수 제공   선충인가, 무구조충인가, 아니라면 무엇인가 선충이 아니라면 사진 속 이물질의 정체는 무엇일까. 최정석 충북대 축산학과 교수는 “사진으로 보면 근조직이 발견되는데, (소의) 혈관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문제가 된 고기가 수입산이라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최 교수는 보았다. “한우와 비교해 수입 소고기의 근육이 더 거칠다. 근육 조직도 더 크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한 수입 소고기의 혈관이나 힘줄에 열이 가해지면 수축하게 되어 (사진 속의 이물질과 같은) 그런 모양이 나올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 <사진3> 이번에 발견된 이물질을 45배 확대해서 찍은 사진. 표면이 매끈하다. ⓒ 세스코 시험검사서 자료   그렇다면, 우리가 먹는 소고기, 즉 소의 근육에서 기생충이 발견될 가능성은 아예 없는 것일까? 전문가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된 소고기의 기생충으로 조충류인 ‘무구조충’이 있다.  <사진4>는 소의 근육에 기생하는 무구조충의 애벌레다. 이 애벌레는 지름 1cm 안팎의 투명한 주머니 형태를 보인다. 이 기생충은 육안으로도 발견할 수 있다. 소고기를 날로 먹거나 덜 익혀 먹으면, 애벌레가 죽지 않고 인체에 들어오면서 감염된다. 이번에 발견된 소고기의 이물질이 혹시 무구조충은 아닐까?       ▲ <사진4> 소고기에 있는 무구조충 흰색 애벌레. ⓒ 엄기선 교수 제공 < 사진 5>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소의 근육에 있는 무구조충 애벌레는 타원형이다. 제천 대형마트 소고기의 이물질처럼 길고 매끈한 형태가 아니다. 그렇다면 애벌레가 자라난 성충일 가능성은 없을까?       ▲ <사진5> 무구조충 애벌레를 현미경으로 찍은 사진이다. 타원형 애벌레의 흰색 부분이 두절, 즉 머리 부분이다. ⓒ 엄기선 교수 제공   <사진 6>은 무구조충 성충의 사진이다. 성충은 근육이 아니라 소나 사람의 소화기관에서 자란다. 보통 3~4m 이상의 길이를 갖게 된다. 몸통은 1000~2000개의 마디로 이뤄진 밧줄 모양을 하고 있다. 성충은 소의 장기 밖에서는 서식하지 않는다. 대신 성충의 마디마다 수많은 기생충 알이 들어 있어 소의 배설물과 함께 배출되어 주변을 오염시킨다.       ▲ <사진6> 무구조충 성충을 펼쳐놓은 사진에서 왼쪽 위의 가는 끝 마디가 기생충의 머리 부분(두절)이다. ⓒ 엄기선 교수 제공   따라서 대형마트 소고기의 이물질을 무구조충 성체라 보기에도 무리가 있다. 이물질에는 조충류의 특징인 마디 구조(편절)도 없었다. 엄기선 교수는 “(무구조충이) 과거와 비교하면 최근에는 거의 발생하지 않아 연간 10건 내외가 보고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혹시 다른 종류의 기생충이 도축이나 유통 과정에서 소의 근육을 파고든 것은 아닐까?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그 가능성도 거의 없다. 사육 단계, 즉 소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내부 장기에 기생충이 서식할 수는 있겠지만, 도축 이후 죽은 고기의 근육에 외부에 있던 기생충이 침투하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안전하게 소고기를 먹으려면? 이번 사건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된 것에는 이유가 있다. 믿고 사 먹는 대형마트의 소고기에 기생충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와 공포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단비뉴스>의 분석과 인터뷰에 응한 전문가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소고기에 있는 모든 종류의 기생충은 70°C 이상에서 가열하거나 –20°C 이하에서 5~6시간 냉동 보관하면 죽는다. 또한, 기생충이 사람의 생명이나 건강을 직접 위협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우선, 선충에 감염되어도 별다른 증상 없이 살아간다.   이 기생충이 인체 안에 많아져 장기를 막을 정도가 아니면 큰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 무구조충이 인체에 들어가더라도 대부분 별 증상이 없다. 다만 이 기생충이 항문으로 기어 나오기 때문에 심한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 드물게 창자 일부가 기생충으로 인해 막혀 통증이 발생할 수는 있다.   그래도 기생충을 품은 고기를 먹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기생충이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고기를 발견했다면, 알코올에 보관하거나 그대로 얼려서 기생충학자 등 전문가에게 유전자 검사를 맡기는 편이 좋다. 실물을 현미경으로 검토해서 성충, 유충을 가리고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면 원래 고기에 있던 것인지 외부요인에 의해 오염된 것인지 등을 추적할 수 있다. 이에 기초하여 그 책임이 누구한테 있는지 정확히 따질 수 있다.   전문가 취재를 마무리하던 무렵, <단비뉴스>는 대형마트의 성분 분석 결과도 입수했다. 관련 자료를 보면, 이 대형마트는 시민 A씨가 문제의 이물질을 신고한 날로부터 약 나흘 뒤인 18일에 세스코 이물분석센터에 성분의뢰를 맡겼다.   검사 결과는 사흘 뒤인 21일에 나왔다. 세스코 이물분석센터의 분석 결과를 보면, “‘선형동물’의 특징인 좌우대칭의 몸체 및 큐티클층은 해당 시료에서 관찰되지 않는다. 동물 조직에서 나타나는 특징으로 근조직 형태가 다수 관찰된다”라고 적혀있다. 문제의 이물질에서 ‘선충의 특징’이 발견되지 않으니 기생충으로 보기 어렵고, 오히려 ‘동물조직의 근조직 형태’가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소고기의 근육 가운데 일부로 보인다고 판정한 것이다.   사건이 발생한 지 보름이 넘었지만, 시민 A씨는 대형마트 쪽의 설명과 대처를 온전히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시험성적서를 보고 이물질이 아니라는 결과 자체는 수긍했지만, 마트측에서 말을 번복하는 모습을 보여 아직 미심쩍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소고기나 돼지고기에 서식하는 다양한 기생충의 특징을 유통·판매업자들이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우려하는 소비자에게 빠르고 적절한 설명만 해줬더라도 A씨는 덜 놀라고 덜 분했을 것이다.         이 기사는 <단비뉴스> 보도를 허락을 구하고 중복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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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5-30
  • 백로는 왜 제천을 떠났나?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 주변을 맴돌던 것이 사라지면 허전하기 마련이다. 제천시 봉양읍의 백로 떼가 그렇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이 지역 개울에서는 갈겨니와 떡붕어 등을 노리는 백로를 흔하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이곳에서는 백로 떼를 만날 수 없다. 백로가 떠난 것이다.        ▲ 제천시 신동대교 근처 백로 서식지의 위치를 <다음> 지도 위에 표시했다. 둥지가 있는 봉우리에서 먹이 활동하기 좋은 장평천까지는 3면을 빙 둘러가며 250m 정도밖에 안 된다. ⓒ 김정산   봉양읍 일대는 백로가 서식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개울이 굽이굽이 돌아 나가며 물살도 강하지 않아 물고기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었다. 수심이 낮아 물고기를 잡기도 좋았다. 숲이 울창한 산이 개울 근처에 있어 둥지를 틀고 천적을 피하기에도 좋았다. 백로가 살기에는 그야말로 최적의 환경이었다. 이런 환경을 내버려 두고 백로는 왜, 어디로 떠난 걸까? <단비뉴스> 취재진이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25일까지 일주일에 한두 번씩 봉양읍 일대를 답사하고 수소문했다. 답사 중 발견한 백로는 물고기를 노리며 개울물 위에 서있는 세 마리와 개울에서 산으로 날아가는 한 마리뿐이었다. 백로가 제천을 완전히 떠난 것은 아니지만 봉양읍 주민들은 백로의 개체 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예전에는 여기서 낚시하고 있으면 백로들이 와서 그냥 물고기 다 잡아먹고 쫓아내고 그랬어. 그래서 내가 백로를 좋아하지는 않았지. 근데 요 몇 년 사이에 백로가 안 보여, 내가 미워해서 다 떠난 건 아닐 테고…, 백로가 물고기를 너무 많이 잡아먹었나?    봉양읍에 20년째 살고 있는 주민 ㄱ 씨는 백로 수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그 옆에서 함께 낚시하던 ㄴ 씨도 백로가 과거보다 안 보인다고 말을 보탰다. “나는 여기 사는 사람은 아니지만 낚시하러 몇 년째 오고 있어요. 근데 어느 순간 백로가 안 보이니까 이상하기는 해요. 거참 백로 정말 많았는데.”   인근 오리온 유통지점에서 근무하는 장동훈(50) 씨 또한 백로의 행방을 궁금해했다. “몇 년 전에 신동대교 인근 개울 바닥을 전부 (제천시에서) 긁어버렸다고. 그래서 물이 아주 깨끗해졌어. 너무 깨끗해. 백로가 놀라서 도망간 것 아니야? 근데 이상해. 예전에 똥물일 때는 잘 살다가 지금은 다들 어디로 갔을까?”   둥지 있던 곳에는 죽은 나무들만     ▲ 과거 봉양읍 백로 서식지의 나무들은 배설물 때문에 거의 다 죽어버렸다. 3년 전만 해도 1백여 마리가 둥지를 틀고 서식했으나 지금은 가지만 앙상하게 남아있다. 그 위로 백로 한 마리가 외로이 날고 있다. ⓒ 최은솔   제천시 신동대교에서 가까운 백암소재 건물 북쪽 야산에서 과거의 백로 집단 서식지를 발견했다. 서식지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야생 그대로다. 참나무와 소나무, 밤나무 등이 빼곡하고 서로 뒤엉킨 넝쿨식물은 성인의 허리 높이까지 자라 있다. 산기슭 위로 올라가자 풀에 묻은 백로의 배설물이 보인다. 배설물을 이정표 삼아 산등성이 쪽으로 좀 더 올라가자 새 울음소리가 들린다. 백로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한 마리가 아니라 여러 마리가 내는 울음소리다.       ▲ 백로와 왜가리의 배설물로 뒤덮인 서식지 주변 나뭇잎. 배설물이 묻은 부위는 부식된 모습이다. ⓒ 김정산   산등성이에는 하얀 배설물 흔적이 많다. 뒤덮인 배설물 탓에 인근 풀숲은 꽤 넓게 죽어있다. 땅바닥에는 오래된 새알 껍데기도 눈에 띈다. 고개를 드니 백로와 왜가리가 둥지 위에서 지저귀고 있는데 개체 수는 십여 마리에 불과하다. 백로가 둥지를 튼 나무는 소나무 두 그루와 밤나무 한 그루다.    3년 전 140마리로 준 뒤 계속 줄어     ▲ 2018년 국립생태원 주관으로 진행한 <제천 일대의 조류> 연구보고서에 백로 개체 수가 표로 정리되어 있다. 제천에 있는 백로는 다섯 가지 종인데, 2018년에는 중대백로가 102마리로 가장 많았다. 백로 둥지 수를 근거로 제천 일대 개체 수 변화를 추정해보니 2011년에서 2018년 사이에 약 140마리가 감소했다. ⓒ 미주생태연구원   수백 마리에 이르던 백로는 수십 마리로 줄어들었다. 2010년 8월 16일 <제천신문>은 ‘수백 마리의 백로가 장평천 일대에 되돌아온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10년도 안 돼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제천시 자연환경과 윤석중 주무관은 “불과 2년 사이에 그나마 수십 마리 눈에 띄던 백로들이 요즘엔 거의 보이지 않는다”며 “번식지를 지금은 다른 곳으로 옮긴 것 같다”라고 말했다.   통계상으로 제천 일대 백로 개체 수는 2018년 이전부터 감소해왔다. 2011년에서 2018년 사이에만 140마리쯤 감소했다. 2018년 국립생태원 주관으로 작성한 <제천 일대의 조류> 보고서에는 백로 개체 수가 총 179마리로 집계됐다. 종별로는 중대백로 102마리, 중백로 1마리, 쇠백로 5마리, 황로 19마리, 왜가리 52마리로 분류됐다.   반면, 2011년 환경과학연구원 조사에서는 둥지 수만 83개가 집계됐다. 보통 둥지 하나에 어른 백로 한 마리, 새끼 세 마리로 계산해 개체 수를 네 마리로 추정한다. 2011년 개체 수는 320마리 정도 되는 셈이다. <제천 일대의 조류> 보고서는 ‘백로 번식지가 과거 조사 시에 비해 번식 둥지에 급격한 감소가 발생하고 있으며 번식지 산림 내의 훼손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백로는 주변 생태환경 바로미터 매년 국립생태원에서 백로 서식지를 파악하는 이유가 있다. 백로는 서식지의 건강성을 평가하기 좋은 생물학적 지표종이다. 백로의 번식 성공과 서식 여부는 주변 환경의 변형이나 오염 정도에 매우 민감하게 달려있다. 환경과학원이 펴낸 보고서 <한국의 백로와 왜가리>는 ‘백로가 습지 생태계의 상위 포식자이며 집단 번식을 하는 습성 때문에 서식지가 훼손되면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한다’고 언급했다. 이런 이유로 많은 국가에서는 습지의 건강성을 파악하는 데 백로 개체 수를 이용한다.           ▲ 백로 둥지가 십여 개 있는 나무와 나무 주변 풀숲의 모습이다. 반경 10미터 안 많은 나무와 풀이 크게 훼손됐고, 역한 배설물 냄새가 마스크를 뚫고 올라왔다. 수풀 바닥에는 백로 알로 추정되는 껍데기들이 떨어져 있다. ⓒ 최은솔 김정산   서식지 훼손되면 백로는 뜬다 전문가들은 백로가 떠난 이유를 배설물에 의한 서식지 파괴로 본다. 백로는 기본적으로 번식지를 꾸렸다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조금씩 자리를 바꾸는 종이다. 미주생태연구원 박원남 연구원은 “백로가 한 곳에 오래 있는 종이 아니다”라며 “백로는 번식할 때 나온 배설물로 산림 자체를 훼손시키고, 완전히 망가지기 전에 다른 곳으로 거처를 옮긴다”라고 말했다.   백로의 배설물은, 특히 수백 마리가 군집해 있는 곳에서는 악취가 독한 것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작년 7월에 청주시 흥덕구 송절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는 1천여 마리의 백로가 둥지를 틀어 주민들이 소음과 분변의 악취로 고통을 호소했다. 송절동 주민들은 같은 해 4월부터 청주시에 백로 관련 민원 10여 건을 제기했다. 소음과 악취, 깃털 날림에 고통을 호소한 것이다. 백로 배설물은 강한 산성이라 서식지 토양을 산성화하고 대나무 등을 고사시킨다. 한국조류보호협회 양승회 제천지회장은 “백로가 일차적으로 좋은 점도 있지만, 이차적으로 근처 소나무를 전멸시킬 정도로 배설물이 독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 위쪽 사진은 2010년도에, 아래쪽 사진은 2021년에 같은 제천시 신동대교 아래 장평천에서 촬영한 백로와 왜가리 모습이다. 11년 전에는 백로 수십 마리가 무리를 지어 고기를 잡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올해는 간혹 나온 왜가리나 백로 한두 마리만 목격된다. ⓒ <제천신문>, 최은솔 ‘ 모여 살기’보다 ‘분산 이주’ 한 걸까? 백로의 번식지가 여러 개로 쪼개지는 점도 백로가 자취를 감춘 요인이다. 양 지회장은 최근 봉양읍에 있던 백로가 하천 하류 구학다리나 하천 상류 탁사정 쪽으로 퍼졌다고 말했다. 개체 수가 단순히 감소했다기보다 기존 백로가 여러 서식지로 쪼개져 서식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실제로 2019년 환경과학원 조사에 따르면 제천시 백로 둥지 48개가 기존 서식지 봉양읍 봉양리가 아닌 박달재 너머 백운면 원월리에서 발견됐다.           이 기사는 <단비뉴스> 보도를 허락을 구하고 중복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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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획특집
    2021-05-29
  • '이해 충돌' 논란 부른 제천시 부동산 계약
        [앵커] 충북 제천시가 올해 초에 로컬푸드 직매장을 새로 열었습니다.그런데 제천시가 매장을 설치하면서 하필이면 로컬푸드 매장 운영을 위탁받은 협동조합 조합장 소유 건물을 빌려 '이해 충돌'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취재 결과 제천시가 매장을 설치할 건물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선정 기준을 바꿨는데, 추가 공고도 내지 않은 채 업체를 선정한 겁니다. 김태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월 22일에 문을 연 충북 제천시 로컬푸드 직매장입니다. 제천시는 로컬푸드 직매장을 열기 위해 지상 2층 연면적 379㎡ 규모의 상가 건물을 월 540만 원에 빌렸습니다. 매장 운영은 제천 로컬푸드협동조합이 맡았습니다. 하지만 매장은 문을 연 지 한 달 만에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매장이 설치된 건물의 소유주가 매장을 위탁 운영하는 로컬푸드협동조합의 조합장이었기 때문입니다. 곧바로 ‘이해 충돌’이라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유일상 / 제천시의회 의원 : “조합장이든 조합원이든 거기에 이해가 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는 건물에 들어가면 안 되지 않겠느냐.”] 취재를 해보니 제천시가 조합장 소유 건물을 빌리는 과정도 매끄럽지 않았습니다. 제천시가 로컬푸드 직매장을 설치할 건물을 구하기 위해 홈페이지에 올린 공고문입니다. 신청 자격에는 신청하는 시점에 건물을 소유하거나 매장을 운영하고 있어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제천시는 지난해 3월부터 8월까지 3차례에 걸쳐 지원자를 모집했는데, 1차 공고 때 지원자가 한 명 있었지만, 기존 로컬푸드 매장과 거리가 가깝다는 등의 이유로 탈락했고, 추가 공고 때는 아예 지원자가 없었습니다.   3차 공고 때까지 신청도 하지 않았던 조합장이 어떻게 제천시와 계약을 맺었을까? 제천시가 3차 공고를 낼 무렵 이 조합장의 아내가 다른 한 명과 함께 제천시 장락동의 과수원을 샀고, 조합장은 3차 공고가 끝난 뒤에야 이 땅에 건물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공고 당시 건물이 없었기 때문에 조합장은 애초에 신청을 할 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추가 공고 대신 매장을 설치할 건물을 자체적으로 찾기 시작한 제천시는 건축이 진행 중이던 조합장의 건물을 매장 설치 장소로 선정했습니다. 당초 공고문에는 이미 지어진 건물로 제한했는데, 신축 중인 건물도 포함하는 것으로 기준을 바꾸고, 추가 모집 공고도 내지 않고 조합장이 짓고 있던 건물을 빌리기로 결정한 겁니다.   취재 결과, 신청 자격을 바꾸는 등 중요 기준을 바꿀 때는 시장의 결재를 받아야 하는데 담당 부서가 전결 처리했습니다. 제천시청 감사관은 이렇게 신청 대상을 바꾼 것을 공개하지 않아 행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훼손했을 뿐만 아니라 전결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임차료도 높게 책정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로컬푸드를 팔지 않는 공산품 매장 면적 등까지 임차료 산정에 포함해 예산을 낭비했다는 겁니다.   감사관의 지적에 따라 제천시는 처음 계약한 월세 540만 원을 427만 원으로 낮추고 공산품은 판매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제천시청 담당 주무관은 3차 공고에서도 신청자가 없어 자체 검토를 거쳐 매장을 설치할 지역을 먼저 결정한 뒤 적합한 건물을 선정한 것이라며, 전결규정을 위반하는 일이 없도록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단비뉴스 김태형입니다.   (촬영 : 김태형 기자 / 편집 : 김태형 기자 / 그래픽 : 신현우 PD 김태형 기자 / 앵커 : 정진명 기자)       이 기사는 <단비뉴스> 보도를 허락을 구하고 중복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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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5-19
  • 제천 학생은 못 먹는 지역 친환경 농산물
    충북 제천은 농촌지역이지만 공공급식체계 부실로 학생들이 신선한 지역 친환경 농산물을 먹지 못하고 있다. 작년 9월까지 학교에 공급되는 친환경 농산물은 쌀과 잡곡 위주였고 신선한 채소는 없었다. 제천은 지난해 10~12월까지 엽채류 등 친환경 농산물 4개 품목을 6개 학교에 시범으로 공급했다. 올해부터는 10개 학교에 9개 품목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2021년 기준 제천에서 학교급식을 직접 조리하는 학교는 32곳인데 22개 학교 학생들은 여전히 기존 방식대로 재배한 관행 농산물을 먹고 있다.   친환경 학교급식 확대는 문재인 정부 ’국가 먹거리 종합전략’ 중 하나다. 이 전략은 안전한 먹거리 보장, 지속가능한 농업,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목표로 한다. 친환경 학교급식은 학생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보장하는 동시에 지역 친환경 농가의 판로를 안정적으로 마련하는 구실을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 또는 지자체 차원의 공공급식체계가 필요하다.   첫발 뗀 제천 공공급식 제천은 지난해부터 공공급식체계를 마련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작년 7월 ‘제천시 지역농식품의 공공급식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을 시작으로 공공급식체계를 갖추려는 발판을 마련했다. 조례에 따라 제천은 올해부터 공공급식지원센터를 거쳐 농산물을 현물로 지원한다. 올해 1월부터 ‘제천하늘뜨레조합공동사업법인’(조공법인)이 공공급식지원센터 구실을 하고 있다. 조공법인은 제천 농산물 통합마케팅과 유통을 전담할 목적으로 작년 1월 설립됐다.       ▲ 왼쪽은 올해부터 공급하는 9개 친환경 농산물 품목이다. 오른쪽은 4월 19일에 시범학교 중 하나인 제천 명지초등학교가 사용한 친환경 농산물 품목이다. ⓒ 임효진   올해 3월부터는 처음으로 10개 학교에 9개 품목 친환경 농산물을 무상으로 지원했다. 시범학교는 기존 급식 예산에 더해 친환경 농산물을 지원받는다. 시범학교로는 초등학교 3곳(화산초, 장락초, 중앙초), 중학교 3곳(제천중, 제천동중, 제천여중), 고등학교 4곳(제천산업고, 제천상업고, 제일고)이 있다. 친환경 농산물로는 감자, 양배추, 얼갈이배추, 무, 열무, 시금치, 양파, 대파, 아욱이 들어간다. 그중 양파와 대파는 7월 이후 공급될 예정이다.   취재 결과 친환경 농산물 공급 학교로 선정된 10개 학교 영양교사가 답한 친환경식재료 사용 비율은 30~50% 수준이었다. 영양교사들은 공통으로 친환경 농산물 무상 지원을 장점으로 꼽았다. 이전에는 한정된 예산 때문에 사용하지 못한 친환경 농산물을 무상으로 지원받으면서 예산을 사용할 수 있는 폭이 늘어났다. 남정여 제천중 영양교사는 “지원받는 농산물로 식재료비를 줄일 수 있어서 다른 부분에서 급식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양교사들은 대체로 친환경 농산물 품질에 만족했다. 함미애 장락초 영양교사는 “보내주는 농산물은 신선한 편”이라며 “상태가 안 좋으면 바로 교환해준다”고 말했다.   친환경 농산물 품목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남정여 교사는 “품목이 몇 가지 안 돼 메뉴가 한정되어 있다”며 “오이 같은 것은 제천에서 많이 재배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품목이 늘어나면 메뉴도 다양하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3년부터 친환경 급식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제주도는 상추, 브로콜리, 파프리카 등 다양한 채소류를 공급하고 있다. 채소류 말고 버섯과 과일도 학교급식으로 들어간다.       ▲ 제천 명지초등학교 급식조리소에서 점심을 준비하고 있다. ⓒ 임효진       ▲ 5월 7일 명지초등학교 급식으로 나온 햄버거 재료는 양배추, 양파, 토마토 등 친환경 농산물이 사용됐다. ⓒ 임효진   제천 학교급식 친환경 식재료 사용 비율은 다른 시‧도에 견주어 여전히 낮은 편이다. 제천교육지원청은 ‘2021 학교급식 기본방향’에서 친환경 식재료를 32% 넘게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하지만 서울시는 친환경 식재료를 70% 넘게 사용하도록 한다. 서울에서 학교급식으로 공급되는 전체 농산물 대비 친환경 농산물 비율은 2017년에 61.2%였다. 남정여 교사는 “지금은 쌀과 잡곡, 채소류까지 포함해서 35% 이상 나오면 높게 나오는 거”라며 “올 하반기부터 대파와 양파도 공급되면 35%를 넘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2018년 친환경 농산물 학교급식 현황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학교급식으로 공급되는 전체 농산물 중에서 친환경 농산물이 차지하는 비율은 55%였다. 전남(91.5%)과 제주(88.3%)는 전체 학교를 대상으로 친환경 농산물 공급을 지원하고 있어 친환경 농산물 사용 비율이 높다.   갈 길 먼 공공급식체계 현재 제천 공공급식체계는 부실하다. 지난해 제천은 ‘충청북도 공공급식센터 건립사업’에 공모해 괴산군과 경합하다가 졌다. 괴산군은 지역 먹거리 생산-유통-소비 기반이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를 받아 최종 선정됐다. 제천이 떨어진 이유는 관행적 도매시장 중심 유통구조 때문이다. 일반 업체가 학교급식을 공급하고 있다.   작년 11월에 나온 ‘제천형 학교급식 시스템 구축 연구용역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제천 학교급식은 학교급식지원(유통)센터가 없어 일반 업체의 경쟁입찰 공급체계로 운영된다. 개별 학교 단위 입찰 방식은 식재료의 품질을 낮춘다. 경쟁입찰 방식이 식재료 단가를 올리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시가 나서서 학교급식 공급체계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공급식 유통망이 부실해 제천 친환경 농가들은 제천이 아닌 다른 시·도 학교급식에 친환경 농산물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급식을 공급하는 친환경 농가가 피해봤다는 보도가 이어졌는데도 제천 친환경 농가가 코로나19 피해를 입지 않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손해를 본 친환경 농가는 저장성이 낮은 채소를 급식으로 공급하는 농가였다. 제천에서는 친환경 쌀과 잡곡만 급식재료로 공급됐다.   제천에는 학교급식으로 공급할 수 있는 친환경 농산물이 충분하다. ‘제천시 친환경 농산업 기본 자원 조사’에 따르면 제천시 친환경 농산물 인증 작물 생산량은 2019년 기준 벼가 460.3톤으로 가장 많고, 채소 364.9톤, 서류(감자, 고구마) 278.8톤 순이었다. 학교급식으로 공급할 수 있는 친환경 농산물이 많이 재배되고 있다는 의미다.   보고서에서 제천 친환경단체들은 공통으로 공공급식센터 등 거점 공간 부재를 문제로 지적했다. 이들은 지속적으로 농산물을 소비할 수 있는 유통망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환 제천친환경농업연합회 대표는 “친환경 쌀 공급은 십 몇 년 전부터 했지만 채소류는 그러지 못했다”며 “13년여 전부터 충주시와 청주시 학교급식을 공급했는데 제천에는 공급을 못했으니 어이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 제천 학교급식으로 들어가는 얼갈이 배추. ⓒ 학고을유기농원   학교급식에서 친환경 식재료가 사용되는 비율은 공공급식체계 유무에 따라 달라진다. 2017년 기준 전국 지자체 245개 중 89개(36.6%) 지자체는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 친환경 농산물 공급을 목적으로 운영된다. 광역지자체 중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운영하는 곳은 6곳이다. 학교급식지원센터 운영 비율은 경북이 96%로 가장 높다. 경북 대부분 기초지자체는 학교급식센터를 운영한다. 경북 친환경농산물 사용 비율은 68%로 전국 평균보다 높다. 보고서가 작성된 2017년까지만 해도 충북은 광역지자체 차원의 친환경 급식 예산 없이 기초지자체 자율에 맡겼다.   시설 갖추고 품목 늘려야 현행 공공급식 시스템에서 조공법인은 친환경 농가와 학교 사이에서 거점 구실을 한다. 학교 주문을 친환경 농가에 전달하고 운송 차량을 보낸다. 지금까지 운송이 늦은 적도 없고, 식재료 상태가 안 좋으면 바로 교환해줄 정도로 잘 운영됐다. 문제는 조공법인의 구실이 ‘운송’에 그친다는 점이다. 친환경 농가와 학교를 연결하는 유통만 담당한다. 친환경 농산물 검수도 하지만 형식적 절차에 그친다. 윤도철 조공법인 팀장은 “일단 외관 위주로 본다”며 “친환경 농산물은 외관상 관행 농산물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학교에서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 조공법인이 거점 구실을 하는 제천 공공급식체계. ⓒ 제천시하늘뜨레조합공동사업법인 계획서   현재 조공법인은 농산물산지유통시설(APC: Agricultural Products Processing Center)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APC는 선별, 포장, 저장, 출하 등을 통해 농산물의 상품 가치를 높이는 일을 처리하는 시설이다. 재포장 취급자 인증을 받은 공공급식센터가 제천에는 없어 친환경 농가가 직접 소분해 운송 차량에 실어 보내고 있다. 친환경 농산물을 작은 단위로 나누어 포장하거나 세척∙절단 등 단순 처리하여 포장하기 위해서는 ‘친환경농산물 재포장 취급자 인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제천 친환경 농산물 공급을 담당하고 있는 학고을친환경영농조합법인이 농산물 포장과 소분을 맡고 있는 실정이다. 김동환 학고을 대표는 “공공급식지원센터에 APC 시설이 생기면 우리는 생산만 해서 가져다주면 끝”이라며 “지금은 생산 농가에서 소분하고 차량에 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머리가 보통 아픈 일이 아니다”라면서도 “지역에 생산되는 농산물을 애들한테 안 먹일 수 없기 때문에 한다”고 토로했다.   APC가 없어 시범 학교도 불편을 겪는다. 전처리 식품은 세척과 손질이 모두 되어 있는 반면 친환경 농산물은 급식소에서 직접 세척하고 손질해야 한다. 박은순 명지초등학교 영양교사는 “조리사들 일이 더 많아졌다”며 “아이들을 위해 배려해 달라고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명지초등학교는 공급되는 친환경 식재료 중에 감자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박 교사는 “감자 탈피기가 없어 감자를 다듬을 엄두가 안 나서 감자는 어쩔 수 없이 전처리 식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남정여 제천중 영양교사는 “전문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제품 포장 상태가 미흡할 때가 있다”며 “세척해 달라고 요청은 하지만 협의를 통해 개선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충북은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사업인 ‘2020년 지역 푸드플랜 구축 지원사업’에 선정되고나서 공공급식체계 구축에 착수했다. 지난해 괴산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먹거리통합지원센터를 현재 2곳(진천군, 음성군)에서 10곳으로 늘릴 예정이다. 제천시청 농촌상생과 로컬푸드팀 김동국 주무관은 “제천에서 급식으로 들어가는 것들은 지역 농산물이라기보다는 공판장에서 사다가 공급하는 것들이 많다”면서 “시 예산만으로 공공급식센터를 짓기 힘들어 연말에 충북 공모사업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단비뉴스=임효진 기자)         이 기사는 <단비뉴스> 보도를 허락을 구하고 중복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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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5-18
  • 제천 독립서점의 다정한 인사 ‘안녕, 책’
    충북 제천시의 유일한 인문학 독립서점 ‘안녕, 책’이 작년 5월 31일 문을 연 후 개점 1주년을 앞두고 있다. 제천시 덕산면에 그림책·만화책 전문 독립서점이 있지만 다양한 분야의 책을 종합해 다루는 독립서점은 제천에서 ‘안녕, 책’이 유일하다. 제천시 봉양읍 미당리 작은 마을에서 ‘안녕, 책’을 운영하는 이경신(41) 대표를 만나 지역 독립서점의 가치를 물었다. 3월 17일부터 4월 9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인터뷰를 진행했다.       ▲ ‘안녕, 책’ 서점의 외관. 하얀 외벽의 단층 건물이 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동화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 이예진 ‘ 안녕, 책’은 어떤 곳인가요?누구나 와서 각자의 방식으로 책을 즐길 수 있는 서점입니다. 한국에서는 책을 정독하고 완독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잖아요. 저는 책이 흥밋거리, 재밋거리였으면 해요. 책이 무겁고 힘든 존재가 아니라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 존재라는 걸 알리고 싶어요. 인사를 건네는 것처럼 ‘안녕, 책’이라고 서점 이름을 지은 것도 책을 가깝고 친숙한 것으로 느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에요. ‘안녕, 책’에 온 손님이 책 제목을 보고 피식 웃기만 해도 성공했다고 생각해요. 꼭 구매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책을 통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길 바라요.   제천에 책을 즐길 공간이 적은 편인가요?제천시립도서관이나 제천기적의도서관 등 좋은 공간들이 있어요. 다만 도서관은 조용히 이용하는 공간이다 보니 즐거운 분위기를 느끼긴 어려운 것 같아요. 가끔 어린이와 함께 온 손님이 아이를 조용히 시키곤 하는데 ‘안녕, 책’에서는 아이들이 자유롭게 이야기하면 좋겠어요. 소리 내서 호기심과 신기함을 표출하는 공간이길 바라요. 또 참고서나 기성출판물을 파는 동네서점들도 있어요. 다만 기존 서점들은 시내에 몰려 있고 많이 팔릴 만한 서적 위주로 구성돼 있어요. 저는 그곳에서 볼 수 없는 책들을 가져다 놓으려고 노력해요. 독립출판물과 기성출판물이 섞여 있고요. 문학, 역사, 과학, 어린이, 청소년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갖다 놓았어요. 일상을 떠나 여행 온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공간을 꾸몄어요. ‘안녕, 책’은 시내의 공간들과는 다른 방향으로 책을 경험하실 수 있는 곳이에요. 더 즐거운 방향으로요.   구체적으로 어떤 즐거움인가요?독립서점은 책과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공간인 것 같아요. 인터넷으로 책을 볼 때는 필요한 책을 검색해서 사는 것으로 끝나잖아요. 빠르고 간편하지만 책에 관해 나만의 이야기를 쌓기는 힘들어요. 서점에서 책을 보면 그날의 날씨, 기분, 상황의 영향을 받아요. 똑같은 책도 다르게 느낄 수 있어요. 우연히 들른 책방에서 취향에 맞는 책을 발견하는 기쁨, 새로운 분야에 관한 호기심, 상황에 맞는 책을 통한 위로 등을 경험하는 거죠. 특히 독립서점은 어떤 책이 있는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우연에 의한 이야기를 다채롭게 만들어갈 수 있는 것 같아요. 가끔 전화로 특정한 책이 있는지 물어보세요. 98%는 없어요. (웃음) 문의하시는 책이 대부분 유명한 책이에요. 그런데 베스트셀러는 다른 서점에서도 볼 수 있으니까요. ‘안녕, 책’에서는 필요한 책을 100m 달리기처럼 빠르게 사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산책하는 기분으로 세상에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 천천히 둘러보는 여유를 누리시길 바라요.        ▲ <단비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는 이경신 대표. 이 대표는 독립서점의 의미를 기승전 ‘즐거움’이라고 표현했다. ⓒ 이예진   독립서점을 운영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육아할 때 책을 통해 위로를 받았던 경험이 결정적인 것 같아요. 육아하기 전에도 책을 좋아하긴 했지만 많이 읽는 편은 아니었거든요. 첫째 아이를 낳고 돌보면서 세상과 단절된 기분이 들었어요. 책은 다른 세계와 이어질 수 있는 가장 빠른 경로였죠. 본격적으로 책을 많이 읽기 시작했어요. 그때 읽은 책이 삶의 태도나 방향을 바꾸는 데에 많은 영향을 미쳤어요. 이전에는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상상에 그쳤거든요. 책을 읽으면서는 원하는 일을 이루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계획하고 실천하기 시작했어요. 육아할 때 책을 통해 위로받고 즐거웠던 경험이 쌓여서 서점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어진 것 같아요. 그 생각을 실천에 옮겨서 서점을 운영하게 됐죠.   육아할 때 읽은 책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무엇인가요?원가희 작가의 <마당의 기억>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마당이 있는 한옥에 살면서 겪은 에피소드들을 모은 책이에요. 육아할 때 대형서점에서 우연히 본 책인데 서점을 하는 데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책이에요. 당시에 마당 있는 집에 살고 싶은 꿈이 있어서 제목만 보고 샀는데 책 내용도 정말 좋았어요. 작가님도 저처럼 육아를 하는 상황이었는데, 저와 달리 일상에서 소소한 변화를 만들면서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반드시 실행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그 책을 읽으면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구체적으로 행동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안녕, 책’ 첫 북토크로 원가희 작가와 남편인 정성갑 작가를 함께 모셔서 더 의미가 있는 책이기도 해요.       ▲ 2014년에 출간한 원가희 작가의 <마당의 기억>. 책이 절판돼 서점에서 판매할 수 없어 아쉽다며 이 대표는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책을 꺼내 보였다. ⓒ 이예진   ‘안녕, 책’에서 북토크 외의 다른 활동도 하고 있는지요?코로나19가 심하지 않을 때는 방역 수칙을 지키면서 글쓰기 모임, 독서 모임 등도 했어요. 공간 대여도 했었죠. 지금은 코로나19가 심해져서 잠시 쉬고 있어요.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책을 매개로 한 문화활동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싶어요. 특히 제천에 청소년이 갈 만한 곳이 많이 없거든요. 학원 이외에 갈 수 있는 곳이 시내에도 많이 없어요. 청소년이 부담 없이 이 공간에 와서 책과 가까워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싶어요. 스마트폰이 아닌 책으로도 단순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걸 소개하고 싶어요.   독립서점은 동네의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역할도 하는 것 같습니다.단골손님 중에 80대 노인분이 계세요. 책을 굉장히 좋아하세요. 그런데 매번 책을 사는 건 부담되잖아요. 그래서 시립도서관이랑 연계한 대출 서비스를 등록해드렸어요. 동네서점에서 신간 도서를 빌려서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제가 시립도서관에 일 보러 갈 때 원하시는 책을 빌려다 드리기도 해요. 여기는 시립도서관까지 거리가 있는 동네라서 ‘안녕, 책’이 가교가 될 수 있죠. 최근에는 시립도서관의 ‘희망도서 동네서점 바로대출 서비스’를 이용하려고 방문하는 동네 손님이 늘고 있어요. 동네 분들이 책을 매개로 모일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있어서 좋아요. ‘희망도서 동네서점 바로대출 서비스’가 서점 운영에도 도움이 되나요?그럼요. 해당 서비스를 ‘안녕, 책’에서 많이 이용하실수록 서점 운영에 큰 도움이 됩니다. 시립도서관이 신간도서를 ‘안녕, 책’에서 구매해서 신청자에게 대출하는 구조거든요. 가끔 책을 빌리기만 한다고 미안해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안녕, 책’ 입장에서는 도서를 판매한 것과 같아요. 시민은 집과 가까운 곳에서 책을 빌려 가고, 동네서점은 수익을 올리고, 도서관은 이용률을 높이는 상생 구조입니다.       ▲ 평일 점심시간, 두 손님이 ‘안녕, 책’에서 책을 둘러보고 있다. ⓒ 이예진   앞으로의 모습이 기대됩니다.이 자리에서 30년 동안 운영하는 게 목표예요. 오랜 시간 역사가 쌓여서 이야기가 많은 서점이 되면 좋겠어요. 손님이 서점에 오래 머물면서 구석구석 봐주시면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요즘에는 시간이 돈이잖아요. 내 시간을 아껴줄 서비스를 돈으로 사는 시대인데 24시간 중에 30분, 1시간, 2시간을 ‘안녕, 책’에서 보낸다는 건 손님의 재산을 나눠 받은 것과 같다고 생각해요. (웃음) 시간을 쓸 만한 가치가 있는 공간이라고 인정받은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그래서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많이 고민하고 있어요. 책 선정할 때도 더 신중하고, 책 진열 방식도 주기적으로 바꿔요. 혹시나 손님이 원하는 책을 발견하지 못할 수 있잖아요. 그때 빈손으로 나가는 걸 멋쩍어 하실까 봐 500원짜리부터 다양한 금액대의 문구류도 갖다 놓았어요. 허리 아래에 있는 책장도 편히 구경하실 수 있게 앉은뱅이 의자도 만들었고요. ‘안녕, 책’에 머무는 동안 좋은 추억을 갖고 가실 수 있도록 더 세심하게 공간을 꾸미고 싶어요. 서점의 역사는 손님과 함께 할 때 쌓이니까요. 지금은 동네 분들보다 제천에 여행 오신 분들이 더 많이 찾아주시는데 앞으로는 동네 분들에게도 사랑받는 서점이 되고 싶어요. 집 가까운 곳에 언제든 가볍게,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서점이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산책하는 기분으로 오셔서 책이 주는 즐거움을 누리실 수 있게 앞으로도 따뜻하고 다정하게 운영하겠습니다. 이 기사에 담지 못한 ‘안녕, 책’ 내부 곳곳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았다. 이경신 대표에게 책은 어떤 의미인지 등 기사에 없는 인터뷰 내용도 확인할 수 있다. (단비뉴스 이예진 PD)           이 기사는 <단비뉴스> http://www.danbi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4368보도를 허락을 구하고 중복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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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4-24
  • 가난은 아흔에도 ‘쉼’을 허락치 않는다
    지난 8일 오전 11시쯤 충북 제천시 화산동 한 주택가 골목. 허리가 90도로 굽은 전 아무개(89) 할머니가 유모차에 폐지를 차곡차곡 싣고 있었다. 주변에는 포장용 박스와 쌀포대 소주병 등 재활용품이 잔뜩 쌓여 있었다. 할머니는 동네 골목과 시장통을 돌아다니며 폐지와 소주병 등을 주워 집 앞에 쌓아두었다. 하루 한 번 유모차에 싣고 고물상으로 가져 간다.   유모차 가득 싣고 가도 1300원 이날 전 씨 유모차 위에는 자기 키보다 높은 ‘상자탑’이 실렸다. “인제 그만 실어. 넘치면 고물상꺼정 가지도 못 혀.” 리어카를 끌고 지나가던 한 노인이 전 씨를 향해 소리쳤다. 전 씨는 주머니에서 기다란 고무줄을 꺼내 상자 더미를 유모차에 단단히 둘러맸다. “태산같이 쌓아 가져가도 천 원도 못 받아.” 그가 혼잣말처럼 대꾸했다.         ▲ 제천시 화산동에 사는 전 아무개(왼쪽) 할머니가 집 앞에 모아 놓은 폐지를 유모차에 싣고 있다. 허리가 굽은 그가 잔뜩 쌓인 상자더미 위로 손을 뻗치기 힘들어 지나가던 노인이 도와주고 있다. © 유지인   전 씨는 우리 나이로 아흔이다. 그는 성치 않은 몸으로 이날도 아침 7시에 폐지를 주우러 집을 나섰다. 오전 10시까지 동네 골목을 1km 정도 돌아다니며 주민들이 대문 앞에 내놓은 폐지와 공병 등을 수거했다. 일부 주민은 전 씨 집 앞에 재활용품을 가져다 두기도 한다. 그는 동네에 있는 재활용품을 다 수거한 뒤 오전 11시쯤 집 앞으로 돌아와 모아 놓은 재활용품을 유모차에 실었다.    전 씨는 자신의 키보다 높게 상자를 쌓아 올린 유모차를 밀고 고물상으로 출발했다. 고물상은 그의 집에서 900m 정도 떨어져 있다. 젊은이라면 15분도 안 걸리는 거리지만 그는 30분 이상 걸어야 한다. 고물상까지 가려면 횡단보도를 3개 건너고 낮은 언덕길을 하나 올라가야 한다. 그는 유모차를 뒤에서 밀고 가기 때문에 높은 폐지 더미가 앞을 가려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으려고 인도를 피해 차도로 다닌다. 차들이 진행하는 방향을 따라 도로 한 켠으로 유모차를 밀고 간다.         ▲ 19일 낮 전 씨가 폐지를 줍기 위해 자기 집에서 나와 유모차를 밀고 도로를 따라 걷고 있다. 그는 행인들과 부딪히지 않으려고 차도 한 켠으로 다닌다. © 유지인   100m 정도 되는 오르막길에 들어서자 그는 여러 번 멈추어 서서 숨을 골랐다. 오르막을 오르면서 아픈 허리 때문에 세 번이나 길바닥에 주저 앉았다. 횡단보도를 건너려면 멀리 돌아가야 하는 때가 많아 그냥 도로 양방향을 살펴보고 차가 없을 때 무단횡단을 했다. 힘겹게 30분 이상 무거운 유모차를 밀고 가서 고물상에 상자와 폐지를 넘기고 그가 받은 돈은 1300원. 고물상마다 달라 정확한 가격은 모르지만, 이날 kg당 50원씩 쳐서 폐지 26kg을 판 것이다.   전 씨는 고물상에서 폐지만 내려 팔고, 공병은 그대로 싣고 나왔다. 그는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한 달 모은 공병 60개를 넘기고 6천원을 받았다. 고물상에 공병을 넘기지 않고 편의점에서 처분한 것은 고물상은 공병 하나에 70원을 주지만 편의점에서는 100원을 주기 때문이다. 편의점에서 팔면 고물상보다 1800원을 더 받을 수 있어 무거운 공병을 싣고 편의점까지 온 것이다.   한 달에 열흘 폐지 주어 2만원 벌어 오후 한 시가 다 돼 오전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전 씨는 늦은 점심을 먹었다. 대개 누룽지를 끓여 끼니를 때우는데, 이날은 편의점 도시락을 먹었다. 그가 공병을 처분한 편의점에서 상한 것은 아니지만 유통기한이 지난 도시락을 얻어 왔다. 점심을 먹고 그는 설거지와 빨래 등을 하고 잠깐 낮잠을 자며 쉬었다.        ▲ 전 씨가 자기 부엌 가스레인지 앞에서 점심 준비를 하고 있다. 누룽지가 그의 주식이다. © 유지인   저녁 6시가 되자 전 씨는 다시 빈 유모차를 끌고 집을 나섰다. 해가 저물 때쯤 시장통에 있는 가게들이 종이상자 등 재활용품을 내놓기 때문이다. 그는 집에서 1km 정도 떨어진 제천중앙시장을 돌면서 재활용품을 수거했다. 한 시간 넘게 주웠지만 생각보다 성과는 적었다. 폐지 줍는 노인들이 모두 이 시간에 시장으로 몰려 들어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 전 씨가 동네 골목에서 폐지 줍기를 하다 잠깐 앉아 쉬고 있다. 그는 허리가 많이 불편하고 아픈 곳이 많아 하루에도 몇 번씩 주저앉아 쉬어야 한다. © 유지인   “큰 건 할아버지들이 휙휙 다니며 다 가져가고 나 같은 할머니들은 쪼가리들이나 주워 오는 거야.” 그는 얼마 안되는 폐지가 실린 유모차를 밀고 집으로 돌아오며 “그거라도 주워야 담은 몇 백원이라도 더 벌지”라고 말했다. 집으로 돌아온 그는 폐지를 집 담벼락 앞에 내려 놓고 밤 여덟 시가 넘어서야 하루 일을 마쳤다. 하루 번 일당은 폐지 판 돈 1300원에 한 달 모아 판 공병 값 6000원을 30일로 나눈 200원을 합쳐 1500원이었다. 그나마 요즘은 일 나가는 날이 한 달에 열흘 정도로 줄어들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틀에 한 번은 일을 나갔는데 몸이 성치 않아 일을 거르는 날이 부쩍 늘었다. 그가 지난 3월에 폐지를 주우러 나간 날은 열흘 남짓이고, 번 돈은 겨우 2만원 남짓이었다. 그전에 한 달에 보름 이상 폐지를 주울 때도 한 달 벌이는 3만원을 넘지 않았다.    “병원비 무서워 한푼이라도 보태려고...” 몸은 고되고 왠만한 집 저녁 한끼 외식비도 안 되는 벌이지만 전 씨가 이 나이 되도록 폐지 줍기를 하는 것은 자식들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은 마음 때문이다. 그는 “저거들 살기도 팍팍한데 나까지 손을 벌릴 수는 없지”라고 말했다. 그는 매월 받는 기초연금 30만원에 생계급여 24만원을 보탠 54만원으로 한 달을 산다. 그중 생계급여는 작년까지만 해도 못 받던 것을 올해부터 기초생활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돼 받을 수 있게 됐다.    전 씨는 한 달 54만원 수입 중 주거비는 자식들이 사준 집에서 살고 있어 나가는 것이 별로 없다. 먹는 것도 동사무소에서 나오는 10kg들이 쌀 한 포대로 누룽지를 만들어 먹을 때가 많아 많은 돈이 들진 않지만 그래도 반찬 값 등으로 한 달에 20만원 남짓 나간다. 매월 가스요금이 2만원 안팎이고 전기세 수도료 합쳐 3만여원, 핸드폰 전화요금 등 공과금이 7만~8만원 정도 들어간다. 겨울에는 난방비가 15만원 넘게 들어갈 때도 있어 한 달 생활비가 50만원 정도 들어간다. 여기에 교통비와 허리가 아파 병원 다니느라 병원비가 들어가고 자식들이 사준 집이 자기 명의로 돼 있어 재산세 등 세금도 내야 한다. 한 달 수입 54만원으로 빠듯하게 생계를 꾸려 나갈 수밖에 없다.     “이상하게 올해는 별나게 아파. 허리며 다리며 안 아픈 곳이 없어. 이쪽 눈은 인제 보이질 않아. 병원에 갔더니 녹내장이래. 내 나이 90인데, 이제 죽을 날만 기다리는 거지. 요즘은 밤에 혼자서 울 때가 많아.”    사실 전 씨가 아흔이 넘도록 폐지를 줍는 가장 큰 이유는 병원비 때문이다. 그는 올 들어 몸이 자주 아프다. 작년까지 20여 년 동안 해 온 밭일로 허리가 휘고 무릎 관절이 상했다. 올해부터는 허리와 다리의 통증이 더 심해지고 왼쪽 눈 시력까지 급격히 나빠졌다. 하지만 그는 병원비가 무서워 치료를 받지 않고 있다. 작년에 허리가 아파 물리치료를 받기 위해 정형외과에 갔다가 원치 않은 병원측 처방에 큰 돈을 낸 뒤로는 병원은 아예 갈 엄두를 못 낸다.    몇 해 전에는 밭일을 하다 쓰러져 병원에 가서 주사 한 대를 맞고 25만원을 낸 적도 있었다. 녹내장 진단을 받았는데, 눈 실핏줄이 터져 있었다. 하지만 그는 병원비를 감당할 길 없어 더 이상 치료를 받지 않았다. 그는 가끔 물이 푸르스름하게 보일 때만 병원에 가서 물을 빼면 괜찮았는데, 올해부터는 왼쪽 눈이 거의 안 보일 정도로 나빠졌다. 언젠가는 큰 병이 나서 병원에 가게 되면 자식들에게 그 많은 병원비를 부담시킬 수 없어, 조금이라도 돈을 모아 두어야 한다는 마음에서 폐지 줍기를 하고 있다.   “가난 대물림 못 끊고 자식들에 손 벌릴 수 없어”  전 씨는 건강이 나빠져 폐지를 줍기 전에는 밭일을 하면서 생활비를 보태 왔다. 용역업체를 운영하는 지인을 통해 일자리를 구해 한 달에 한 번 정도 밭일을 나가 일당으로 7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밭 주인들이 일을 시키기 싫어했고, 일을 시키더라도 작업 속도가 느리다며 일당을 깎아 버리기도 했다. 억울해도 일이 끊길까 봐 모른 척 넘어갔다. 밭일은 새벽 6시에 시작해서 오후 4시쯤 끝났는데,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파도 하루만 참고 버티면 며칠 치 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전 씨는 작년에 밭일을 하고 돌아와 일주일 앓아 누운 뒤부터 “병원비가 더 나올까 봐 겁나서” 밭일을 그만 두었다.   전 씨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부모님이 동냥해온 밥을 먹고 자랐다. 18살에 강원도 산골 마을로 시집을 갔는데, 시집도 찢어지게 가난했다. 남편이 지병이 있어 혼자 막노동과 식당일을 하며 3남매를 키웠다. 그의 나이 마흔 되던 해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난 뒤로는 혼자서 자식들을 키우고 결혼까지 시켰다. 3남매 모두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반듯하게 자라주고 모두 결혼해 가정을 꾸렸지만 물려받은 가난은 끊지 못하고 다들 형편이 좋지 않다. 작년에는 큰아들이 실직해서 아들 보험료가 전 씨 앞으로 청구되기도 했다. 큰딸은 결혼한 지 얼마 안 돼 이혼했고 막내딸은 신부전증을 앓아 마트 수납원 일을 그만두었다. 물려받은 가난을 끊지 못하고 자식들에게 물려준 상황에서 자식들에게 손 벌리지 않으려고 나이 아흔이 돼서도 아픈 몸을 끌고 폐지를 줍고 있다.     가난한 노인을 ‘도로 위 무법자’로 만드는 나라  우리나라 빈곤층 노인 중에는 복지제도를 아예 모르거나, 복잡한 행정절차를 이행할 수없어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 폐지 줍는 노인 대다수가 이런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이다. 이들은 국가로부터 혜택을 받지 못하고 스스로 생계비를 마련하기 위해 거리를 나돈다. 한 푼이라도 벌겠다며 무거운 리어카를 끌고 다니는 노인들은 힘들다 보니 차도로 리어카나 유모차를 끌고 다니고 무단횡단을 하게 된다.    지난 1일 오전 제천시 역전교차로에서는 임 아무개(86) 씨가 폐지를 싣고 가던 리어카에서 폐지더미가 쏟아져 내려 출근길 차량들이 불편을 겪었다. 제천시 화산동에 사는 남 아무개(84) 씨는 2년 전 제천역 주변에서 폐지를 줍다가 횡단보도 신호를 위반하고 돌진한 승용차에 치여 오른쪽 다리가 부러졌다.       ▲ 지난 1일 오전 제천시 역전교차로에서 임 아무개 씨가 폐지를 싣고 끌고 가던 리어카에서 폐지 더미가 도로 한복판으로 쏟아져 일대 교통이 한동안 마비되는 일이 벌어졌다. 그는 10분가량 도로를 가로막고 폐지를 주워 담느라 출근길 차량들이 정체현상을 겪었다. © 유지인       ▲ 제천시 역전교차로 근처 도로에서 한 80대 노인이 폐지를 가득 실은 손수레를 끌고 차가 없는 틈을 타 무단횡단을 하고 있다. © 유지인   폐지 안 주워도 되는 대책 있어야 지금 서울시를 비롯한 55개 지방자치단체는 재활용품 수집인을 지원하기 위한 조례를 시행하고 있다. 안전장비를 지급하고 재활용품 수집 노인들에게 안전교육을 실시한다. 인천시는 작년 2월 재활용품 수집 노인 2,139여명에게 안전조끼와 안전띠 등을 지급했다.     인천 계양구에서는 민간 차원에서 폐지 수거 노인을 지원하기 위한 ‘실버자원협동조합’이운영되고 있다. 2014년에 설립된 실버자원협동조합은 노인들이 모아 온 폐지를 트럭에 실어 고물상에 넘기고, 폐지 판매 대금은 노인들 통장으로 입금해 준다. 실버자원협동조합은 계양경찰서와 협의해 매달 노인들을 위한 교통 안전교육도 시행한다. 또 인천계양시니어클럽과도 연계해 노인들이 폐지 줍는 일 외에 요식업, 미용업, 유통업 등에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협동조합 설립자인 이준모 목사는 “협동조합을 통해 어르신들 간에 싸움이 없어지고, 조합이 설립된 이후 교통사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 인천시 계양구에 있는 ‘실버자원협동조합’ 설립자인 이준모 목사가 조합 사무실 앞에 서 조합 운영방식을 설명하고 있다. © 유지인   이처럼 지자체나 민간단체가 폐지 수거 노인을 위한 지원방안을 마련해 시행하는 것은 지금 당장 필요한 조처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런 지원방안은 결국 노인들이 계속 폐지를 줍고 살게 하겠다는 것이다. 노인들이 폐지를 줍지 않아도 살 수 있도록 고령 빈곤층을 배려하는 복지사각지대 해소 방안이 시급한 실정이다. (단비뉴스 유지인 기자)       이 기사는 <단비뉴스> http://www.danbi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4363 보도를 허락을 구하고 중복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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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4-21
  • ‘낚시대회’ 성과 적다고 퇴치사업 접어
      [앵커] 토종 물고기를 잡아먹는 생태계 교란 어종을 퇴치하는 사업을 지방자치단체들이 많이 하고 있습니다.   충북 제천시도 의림지에 서식하는 생태계 교란 어종을 퇴치하는 사업을 벌여왔는데, 재작년부터 사업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때는 의림지에 생태계 교란 어종이 많아 토종 물고기 감소가 우려된다는 논문이 발표된 때였는데, 왜 퇴치 사업을 중단해버렸는지, 김태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삼한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저수지 가운데 하나인 의림지입니다.   이곳에는 토종어류를 잡아먹는 생태계 교란어종이 많이 있습니다.   지난 2017년, 국립중앙과학관 연구팀이 의림지에 서식하는 어류를 조사한 결과, 채집된 어류의 39.5%, 10마리 가운데 약 4마리가 생태계 교란 어종인 큰입배스와 파랑볼우럭이었습니다.   연구팀은 앞으로 이 생태계 교란 어종들 때문에 토종 어류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제천시는 한발 앞서 생태계 교란 생물 퇴치사업을 시행하고 있었습니다.   2014년부터 생태계 교란 어종인 배스와 함께 생태계 교란 식물인 단풍잎돼지풀 퇴치 사업을 벌여온 겁니다.   제천시는 생태계 교란 생물 퇴치 사업 예산을 해마다 조금씩 늘려, 지난 2014년 200만 원을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이천만 원을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취재결과 재작년부터는 생태계 교란 어종 퇴치사업 예산은 편성하지 않고 단풍잎돼지풀 제거사업만 벌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교롭게도 의림지 생태계 교란 어류에 대한 연구 결과가 나온 뒤부터입니다.   그동안 생태계 교란 어종을 퇴치한다며 낚시 대회를 열었는데 성과가 미미했다는 게 사업을 중단한 이유입니다.   제천시는 올해도 생태계 교란 어종을 퇴치하기 위한 사업 계획은 없다고 말합니다.   [원철규 / 제천시 자연환경과 주무관 : (배스와 파란볼우럭은) 우리나라 환경에 완전히 적응돼서 완전 퇴치라는 것은 어렵다고 봅니다. 다만, 저희들이 퇴치할 필요성은 있지만 효과가 미미한 사업이기 때문에 당분간 낚시대회는 접었고요.]   전문가들은 낚시 대회가 효과가 없다면 제천시가 다른 방법을 강구해서라도 생태계 교란 어종 퇴치 사업을 이어가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한신철 / 한국생태계교란어종 퇴치관리협회장 : 그러면 물 속은 포기하겠다는 얘깁니까? 왜냐하면 단풍잎교란종 같은 식물은 누구나 눈에 띄기 때문에 누구나 (제거)할 수가 있어요. 그런데 물 속에 있는 건 전문 퇴치 사업하는 곳이 아니면 잡아낼 방법이 없어요.]   의림지의 생태환경 보전을 책임져야 할 제천시가 생태계 교란 어종 퇴치에 손을 놓는 동안 의림지가 생태계 교란 어종에 점령당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단비뉴스 김태형입니다.   (CG : 신현우 / 편집 : 김태형 / 촬영 : 이동민, 김태형 / 앵커 : 정진명)     이 기사는 <단비뉴스> http://www.danbi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4277 에도 실립니다. <중부저널>은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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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4-14
  • 선거 때 남편 말 “몇 번 찍어” 거부한 할머니
    “다녀오셨어요?” ‘안녕하세요’가 아니라 ‘다녀오셨어요’라니! 인사법부터 다른 학교가 있다. 충북 제천 ‘솔뫼학교’다. 지난 17일 오후 5시가 넘어 방문한 솔뫼학교는 두 시간을 수업하면 끝나는데 마침 김종천(60) 교장과 노병윤(54) 교감이 취재진을 기다리고 있었다. 김 교장은 학교를 방문한 세명고 학생들과 임지윤 전 편집국장에게 “다녀오셨어요”라며 반갑게 맞이했다. 단어를 다르게 바꿈으로써 세상 보는 눈을 좀 더 주체적으로 변화시키려고 노력한다는 게 김 교장의 설명이다. “우리는 인사법이 달라요. 우리는 (학생분이) 오시면 ‘다녀오셨어요’ 이렇게 인사하고, 가시면 ‘다녀오세요’라고 해요. ‘안녕히 가세요’ ‘안녕히 계세요’ 이러면 여기가 객이 되거든요. 그죠? 그런데 여기는 방문하는 이들이 편안하게 학습하는 집과 같은 공간이거든요. ‘다녀간다’ ‘다녀온다’는 표현만으로도 여기가 주체가 되는 거예요. 우리가 세상의 모든 걸 바꿀 수는 없으니까 한 사람, 한 사람 작은 의식이라도 변화시키려고 노력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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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1-24
  • 물고기 잡는 법 가르치는 ‘단양고’
    독일 건축역사학자 코넬리우스 그루리트(Cornelius Gurlitt, 1850–1938)가 남긴 말이다. 한 개인이 스스로 독립해 주체적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함에 교육 목적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비슷한 속담으로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야지, 물고기를 줘서는 안 된다”는 말도 있다. 치열한 대학 입시 경쟁에서 정답만 찾는 틀에 박힌 교육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교육 현장을 조성하는 곳이 있다. 충북 단양고등학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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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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